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거취를 놓고 트위터에서 벌인 설문조사에서 다수가 사임에 찬성한 뒤 유료 회원(트위터 블루)만 이러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각)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한 이용자의 머스크 사임 여부와 같은 "정책 관련 설문조사는 트위터 블루 사용자들만 투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좋은 지적이다. 트위터는 그 변화를 만들 것"이라며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트위터에서 12시간 동안 자신의 사임 여부를 놓고 벌인 설문에서 57.5%의 응답자가 머스크가 물러나야 한다고 답하고 42.5%만이 CEO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한 뒤 나온 것이다. 이 조사에는 175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머스크는 해당 설문에서 "결과를 따르겠다"고 답했지만 이후 관련해 어떤 직접적 언급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트위터 블루는 월 8달러를 내면 인증 계정을 의미하는 파란색 딱지를 부여하는 트위터의 유료 구독 정책으로 머스크 취임 뒤 시행됐다.
이날 트위터상 대화는 다른 이용자가 머스크를 향해 트위터에 국가를 물밑에서 통치하는 사악한 기득권 집단으로 상상되는 "딥스테이트(deep state)" 가짜 계정(봇·bot)이 넘쳐나는 가운데 진행된 이번 조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다수는 당신을 신뢰한다"고 주장한 뒤 일종의 '해법'으로 이뤄진 것이다. 머스크는 "딥스테이트 봇"의 존재를 주장한 이용자에게 "흥미롭다"고 답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뒤에만 테슬라 주가가 30% 이상 폭락하며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거세고 트위터에서 광고주가 이탈하는 상황에서 머스크의 설문조사는 더 무난한 사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도 나왔지만 머스크는 이날 내내 관련해 공식 언급을 꺼렸다. 미국 동부 시각으로 19일 오전 6시20분께 완료된 설문조사 뒤 테슬라는 전 거래일(150.23달러)보다 상승한 154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시작됐지만 머스크가 침묵을 지키자 0.24% 하락한 149.8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440억달러(약 56조6700억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접 CEO에 올랐다. 인수 뒤 직원 절반 가량이 해고되고 나머지 직원들도 머스크의 장시간 고강도 근무 요구에 반발해 이탈하며 혐오 표현 감시 등 핵심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됐다. 지난 주엔 머스크의 개인 비행기 위치를 추적하는 계정을 인용한 주요 언론사 기자의 트위터 계정을 정지하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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