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주동부하수처리장 공사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하지만 시행사는 20일 공사 재개를 위한 현장 진입을 재시도할 예정이다.
동부하수처리장 공사 시행사인 대저건설은 오전 9시께 공사 재개를 위해 차량 3대를 동원해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주민들이 용천동굴문화축제를 이유로 진입을 막아서며 대치가 계속되자 한 시간 반 만인 오전 10시 30분께 발길을 돌렸다.
월정리비상대책위는 이날 오전 7시를 조금 넘긴 시간부터 공사 현장에 나와 용천동굴문화축제를 열며 공사 차량 진입을 어렵게 했다. 비대위는 주민들의 자유로운 문화축제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저건설은 공사 재개가 어려워지자 제주지방법원에 비상대책위 등 14명을 상대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공사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지난 22일 이를 인용해 주민들이 앞으로 공사를 방해할 경우 시공사 측에 피해보전 차원에서 하루 100만 원의 간접 강제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대저건설은 주민들과 비대위의 방해가 계속될 경우 이들에게 간접 강제금을 물릴 예정이다.
그러나 월정리 주민들과 비상대책위는 '증설 공사가 용천동굴에 미치는지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용천동굴 학술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를 강행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주동부하수처리장 증설사업은 오는 2024년까지 하루 처리 용량을 기존 1만 2000톤에서 2만 4000톤으로 2배 늘리는 사업이다.
주민들은 국가 천연기념물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용천동굴과의 이격 거리가 불과 500m에 불과하고, 제주도가 사업 연장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용천동굴을 제외한 채 당처물동굴만 문화재청에 영향 분석을 의뢰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제주동부하수처리장은 현재 하루 최대 하수처리 용량인 1만 2000톤의 98.9%에 달하는 1만 8천여톤의 하수를 처리한다. 우천시 빗물이 유입될 경우 처리용량을 초과해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그대로 흘러들어가는 실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