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상직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전북 전주을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시 무공천'이라는 당헌당규에 따른 결정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2일 최고위원회 회의 후 브리핑에서 "내년 4월 전주을 보궐선거에서 우리 당은 그 지역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수석대변인은 "어제 최고위원들이 모여서 이야기한 결과 '당헌당규가 포괄적 과잉 규정인데 이 규정을 적용해야 하느냐' 여부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지만, 현재 규정과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 이번에는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당헌 96조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단 전당원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안 대변인은 "다만 이 규정이 가진 포괄적 과잉규정으로서 현실적으로 책임정치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어서 개정 필요성에는 (최고위원들이) 공감했다"며 "향후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주을 지역구 의원이었던 이상직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약2600만 원 상당의 물품(전통주 등)을 선거구민 370여 명에게 제공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은 지난 5월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의원은 이와 별개로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고, 현재 2심까지 유죄가 나온 상태다.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인 광주고법은 이 전 의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 7일 원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은 2015년 11~12월 540억 원 상당의 이 회사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 이스타항공에 430억 원여에 달하는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 2016∼2018년 이스타항공 계열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를 임의로 시가와 달리 평가하고 채무를 조기 상환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열사에 56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회삿돈 53억 원여를 빼돌려 이 돈을 친형의 법원 공탁금이나 딸의 포르쉐 승용차 보증금·보험료 등에 사용한 혐의도 있다.
광주고법은 "피고인은 이스타항공 최고 경영자로서 기본적인 책임과 역할을 저버리고 그룹 내 막강한 권력을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 전 의원은 또 이스타항공 부정채용 사건 관련 1심 재판도 받고 있다. 2015년 1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스타항공 서류·면접 등 채용 절차에서 점수가 미달하는 지원자 147명(최종 합격 76명)을 채용하도록 인사담당자들에게 외압을 넣은 혐의(형법상 업무방해)가 그의 관련 혐의다. 이 사건은 12일 전주지법에서 첫 재판이 열렸고, 이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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