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를 이용해 20억 원 상당의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왕정옥 김관용 이상호)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6)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07년 4월 중국 산둥성 영성항에서 평택항으로 향하는 보따리 상인에게 필로폰을 숨긴 등산화 세 켤레를 건네는 수법으로 마약을 국내로 반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인에게서 ‘중국에서 마약을 반출해 한국으로 보내주면 상당한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산둥성의 한 호텔에서 등산화 세 켤레의 밑창을 뜯어낸 뒤 필로폰 593.9g(20억 원 상당·1만7800여 명 동시 투약분)을 나눠 담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필로폰 밀반입 시도가 적발되자 중국으로 도주해 15년간 도피 생활을 하던 중 올 6월 중국 광저우 영사관에 전화해 자수 의사를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범죄로, 피고인이 밀수를 시도한 필로폰 중 일부라도 유통됐을 경우 그 해악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특히 밀수가 적발된 뒤 15년간 중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판결에 대해 A씨는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피고인이 자수를 밝힌 점을 포함해 여러 주요 양형 요소를 두루 참작해 결정된 것"이라며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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