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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띠다’와 ‘띄다’ 그리고 ‘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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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띠다’와 ‘띄다’ 그리고 ‘뛰다’  

요즘도 계속 카카오 톡으로 아침이면 ‘헷갈리는 우리말’을 전송한다. 때로는 질문도 많이 들어오고, 응원의 글도 자주 받는다. 오늘 아침에는 “이 방의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으니 나가라.”는 말을 듣고 미련 없이 나왔다. 가끔 출근길에 전철에서 공부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격려해 주시는 독자도 있다. 참으로 입맛에 맞추기가 어렵다. 출근길에 보내 달라는 분과 새벽에 잠 깨우지 말라는 사람 등 다양하다. 그래서 가능하면 7시 넘어서 보내려고 하는데 그것도 이른 시간인가 보다. 요즘은 띄어쓰기를 연재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었나 보다. 반응이 좋다. 가끔은 ‘뛰어 쓰는 것’으로 착각하는 분도 있고, ‘띠다’로 오해 하고 있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서 오늘은 이 세 가지의 의미를 풀어 보기로 한다.

우선 ‘띠다’는 “1. 행해야 하는 것을 가지다 2.밖으로 드러나기 쉬운 정도로 지니다”라는 의미가 있다. 과거에 어린 시절에 우리 모두가 외고 있던 국민교육헌장을 생각해 보자. 첫 문장에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띠다’의 의미는 ‘행해야 하는 것을 가지다’라는 뜻이다. 즉 “민족중흥을 해야만 하는 역사적인 임무를 행해야 함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이다. 풀어 놓고 보니 해설이 더 이상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무튼 이 국민교육헌장의 구절을 기억하면 ‘띠다’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든다면 “세상 모든 것들은 모두 신비로운 성질을 띤다.”와 같이 쓸 수 있다. 여기서는 “밖으로 드러내기 쉬운 정도로 지니다”라는 의미다. 감정이나 기운을 드러낼 대도 이와 같이 쓴다.

한편 ‘띄다’는 “1.보이거나 들어오다 2.충분히 알 만하게 두드러지다 3.잘 들리게 되거나 솔깃해지다”는 뜻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말에서 필자가 늘 쓰고 있는 것으로 “1.일정한 정도로 벌어지게 하다 2.일정한 시간으로 벌어지게 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보이거나 들어오다’의 의미를 지닌 예문으로는 “ 아주 잠깐 동안씩 자꾸 눈에 띈다.”, 혹은 “여기저기 눈에 띈다.”와 같다. 그리고 ‘일정한 정도로 벌어지게 하다’의 예문으로는

글을 쓸 때는 어절 단위로 띄어 쓰는 것이 맞다.

한국어는 단어별로 띄어 쓰되 조사는 앞말에 붙여 쓴다.

와 같다. ‘간격을 벌어지게 하다’는 뜻이니 ‘띠다’와 잘 구분해서 쓸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뛰다’가 있는데, 이것은 별로 헷갈리지 않는다. 다만 발음상 비슷한 관계로 위의 두 가지와 착각하는 독자들이 있다. 그 의미는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 자신의 몸을 허공에 뜨는 상태로 만들다”이다. 독자들은 잠깐 의아해할 것이다. ‘달리기’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허공에 뜨는 상태를 먼저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느 단어나 그렇듯이 이 단어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씩 예문을 보자.

망둥이가 뛰니 절간의 빗자루도 뛴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

와 같은 것들이 ‘허공에 뜨는 상태를 말하고, 다음으로 “어떤 공간을 달려 지나가다”라는 것이 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으로 마구 뛰었다.

가 있다. 그 외 ‘순서를 거르거나 넘기다’의 뜻도 있다. “태호는 한 학년을 뛰고 진학하였다.”라고 할 때 월반의 개념으로 ‘뛰다’를 쓴다.

아무 생각 없이 쓸 때는 다 맞는 것 같지만 깊이 생각하면 잘못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우리말 띄어쓰기가 그렇다. 언제는 붙이고 언제는 띄어 써야 하는지 헷갈린다. 이럴 때는 단어별로 띄어 쓰되 조사만 앞말에 붙여 쓴다고 기억하면 조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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