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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담양군의회 제8대 의원들의 ‘양심’없는 외상,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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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담양군의회 제8대 의원들의 ‘양심’없는 외상, ‘후폭풍’

코로나로 어려웠던 상인들에겐 ‘피멍’...군민들에게 사과해야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당장에 돈을 지불하지 않으니 이러한 외상의 매력은 시대를 초월하는가 보다.

요즘 흔히 ‘도깨비 방망이’라고 하는 신용카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좁은 지역단위에서 얼굴과 지위를 신용으로 내미는 외상을 말한 것이다.

▲프레시안 김영란 기자

이런 상황에서 거래를 하며 마음까지 줬는데 돈을 갚지 않는다면, 금전적 피해와 함께 ‘배신감’은 말로 표현 못 할 것이다.

물론 일반적 상거래에서는 법적으로 해결하기도 하겠지만, 이마저도 꺼려지는 상황이 바로 이러한 거래다.

특히나 외상거래의 당사자들이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라면,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한들 좁은 지역에서 쉽사리 말조차 꺼내기도 힘들다.

현재 담양군 읍내 일대 몇몇 상가가 겪었고, 겪고 있는 상황이다.

담양군의회 제8대 의장을 포함한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담양 읍내 일부 상가들에 수천만 원의 외상을 한 일들이 지역 내 알려지면서 지역 정가에 파장이 일었다.

상가 업주들이 그동안 군의원들에게 단순히 물건만 판매했을까?

우선적 ‘배려’까지 판매하며 거래를 이어 왔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상을 한 당사자들은 현재 거의 ‘먹튀’ 수준으로, 당시 의장 A씨를 비롯해 외상의 당사자가 되는 군의원들이 서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지역내 비난 여론은 커지고만 있는 상태다.

이들 의원들의 외상 거래처는 화원, 식당(한우 고깃집), 마트, 광고사 등 수곳에 이르며 외상 품목에는 지난 선거 전 명절에 구입한 과일세트 등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의원 대부분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하다 보니 이들의 외상값은 고스란히 군의회 몫으로 남게 돼, 당시 의회 관련 공무원들이 개인돈으로 외상을 갚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제8대 의장을 지낸 A씨는 “마트 등의 외상값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회계 등 결재권자는 과장과 팀장의 전결 사항이며, 보고 자체도 없었다. 저는 개인적인 외상값도 없다”고 지역내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외상을 준 상가들은 있는데 외상을 한 사람이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이다.

군의회 주체는 군의원들이고, 군의회의 수장은 의장이다.

수장인 의장이 의회 내부에서 임기 동안 이뤄진 외상 거래들을 전혀 몰라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한다면, 관련 공무원은 의원들이 원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과일세트 등 선물세트를 외상까지 해가며 구입 해 도대체 어디에 사용했을까?

A씨가 밝힌 입장은 군의회의 수장인 의장으로서의 책무와 책임을 져버린 말이다.

A씨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담양 군수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으로 알려졌다.

군의회의 의장으로 지내는 동안 의회의 살림도 전혀 모르고 지냈던 사람이 군 살림을 해보겠다 도전했다는 것에 담양군민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외상 ‘먹튀’는 상황에 따라 형사사건이 성립될 수도 있다. 물론 민사소송 절차도 가능하다.

하지만 관련된 상가 업자들은 코로나19로 ‘피멍’이 든 상황속에서도 ‘좁은 지역사회’, ‘아는 사이’라는 이유로 실무 공무원에게 전화 독촉을 하는 것 외 그 이상의 조치를 찾기 힘들었다.

또한 담양군의회 의원들이 영세 영업자들을 상대로 업무추진비 등을 허위로 결재하고 현금으로 받는 일명 ‘카드깡’까지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지역 정가 일부에서는 “정확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을 도덕성으로 꼽고 있다. 이는 도덕성을 갖지 못한 사람은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미달’이다는 뜻이다.

권력을 갖게되는 정치인들에게 일반인보다 더욱 엄격한 도덕적 소양과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능력의 부족은 노력으로 메꿀 수 있지만, 도덕성의 결여는 결코 노력만으로 메꿀 수 없다.

담양군의회 제8대 의회처럼 좁은 지역에서 군의원이라는 완장을 차고 부리는 횡포는 더 이상 있어서도, 있다면 용서해서도 안될 것이다.

권력에는 언제나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있음을 담양군의회 제8대 의원들은 자각하고 자신들의 임기동안 일어난 일들에 책임있는 조처를 당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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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광주전남취재본부 김영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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