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29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경찰만 단두대 위에 올렸다"며 "경찰을 움직일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에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냐?" (윤석열) 대통령이 10.29 참사에 대해 경찰을 질타하면서 했다는 말입니다. 말이야 백번 천번 맞는 말입니다"라면서 "그런데 말입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속절 없이 150명이 넘는 생떼 같은 목숨이 생사를 오갈 동안, 대체 국가는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그래서 틀린 말입니다. 국정운영의 총책임자가 남 일처럼 경찰에게 따질 말이 아닌 것입니다. 대통령이 야당입니까. 대통령이 평론가입니까. 대통령이 언론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이번 10.29 참사의 책임은 누가 뭐래도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책임과 의무는 쏙 빼고, 경찰이 이 모든 비극의 출발이자 끝인 것처럼 말하다니요"라면서 "경찰에게 뭘 했냐고 따져 물었던 4시간 동안 대통령실은 무엇을 했습니까. 소방청으로부터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이 최초 보고를 받았다는 22시 53분부터 대통령실은 대체 무엇을 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윤 의원은 또 "용산서장이 전화를 안 받았다는 얘기 또한 '면피성' 변명일 뿐입니다. 경찰과 소방을 통해 현장을 장악하기 위해 국정상황실이 내린 조치와 지시는 무엇입니까. 정상적이라면, 국정상황실이 아는 순간 경찰청장도 행안부 장관도 바로 알았어야 합니다"라면서 "그게 대한민국 시스템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그런데 행안부 장관도 경찰청장도, 서울청장도 모두 대통령의 첫 공개 지시가 나온 이후에 상황을 파악합니다"라며 "대통령실이 상황을 장악하고, 수습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반증입니다. 국민을 살리는 데는 관심이 없고, 대통령의 '면피'를 위한 작전 짜기에만 골몰했다는 증거입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이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경찰만을 단두대 위에 올리던 그 회의에서 이런 말도 했다(고) 합니다"라며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있는 사람한테 딱딱 물어야 하는 것이지,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이다"라는 윤 대통령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또 백번 천번 맞는 말입니다. 책임은 있는 사람에게 물어야 합니다. 재난 대응의 최고 책임은 경찰이 아니라 대통령실입니다. 그러니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에 '딱딱' 책임을 물어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참사 조사와 관련해 "특수본이 6명을 입건했다 합니다. 그들의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지만, 민생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만 이름을 올렸습니다"라며 "저녁 11시 20분에 최초로 상황 보고를 받아 놓고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이름은 왜 없습니까. 캠핑장에서 잠들었다는 윤희근 경찰청장은 왜 없습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일선 경찰들에게 '딱딱' 책임을 떠넘기고 대충 봉합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면 오판입니다"라면서 "대통령 스스로도 인정했듯, 누가 뭐래도 재난대응의 컨트롤타워는 경찰이 아니라 경찰을 움직일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입니다"라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