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주장한 우크라이나의 '더티밤'(dirty bomb) 의혹이 사실 무근으로 확인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3일 성명을 통해 러시아 측이 더티밤 생산 지역으로 의심한 3곳에서 핵 관련 활동이 있었거나 핵물질이 나온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을 넣은 무기로, 핵폭발과 같은 파괴적 위력은 없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어 사용이 금지돼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런 의혹을 처음 제기한 데 이어 24일 유엔에 성명을 보내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을 "핵 테러로 규정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이 이를 지시한 것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IAEA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으로 지난 1일부터 러시아가 더티밤 제조 관련 지역으로 의심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원자력연구소와 중부 조우티보디 지역의 동부 광물 처리 시설, 중남부 드니프로 지역의 피브드니 기계 공장 등 3곳에 대한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IAEA는 "지난 며칠간 조사관들은 계획된 모든 활동을 수행할 수 있었고 의심 장소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허용됐다"면서 "검증 결과 신고되지 않은 핵 활동이나 핵물질이 있다는 징후를 우리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의혹 제기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거짓 깃발 전술'이 아니냐고 반격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화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 주장에 대해 반박하면서 "누구든 유럽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단 하나의 출처일 수 있다"면서 "쇼이구 장관이 여기 저기 전화를 걸도록 명령한 사람"이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도 다음날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더티밤 주장이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전세계가 이 주장을 전쟁 악화 구실로 사용하려는 시도를 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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