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 간담회에서 부적절한 답변 태도를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한 총리는 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약 2시간 20분가량 외신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문제의 장면은 간담회가 시작되고 약 30분이 채 못 지난 시점에서 나왔다.
미 NBC 방송 기자가 "젊은 친구들이 그곳에 가 있던 것이 잘못된 것인가. 한국 정부가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것처럼 하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책임의 시작과 끝은 어디라고 보는가"라고 비판적 질문을 했다.
한 총리의 답은 다소 길었다. 한 총리는 "주최자는 없었지만 자유로운 행사였기 때문에 젊은이들의 잘못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크라우드 매니지먼트'(crowd management. 군중 관리)가 잘 돼서 문제 없이 행사가 잘 끝날 수 있었을지다"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이어 "행정부의 책임의 처음과 끝은 어디냐고 하는데, 경찰 수사에 의해서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건 정부의 무한 책임"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하면 제도를 고치고, 의식과 교육을 통해서 이런 일을 예방하는 것이 정부 책임의 첫째가 아닌가 한다"고도 했다.
한 총리는 이 답변을 마친 후, 자신의 해당 답변을 외신에 전달하는 동시통역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통역관이 사과 및 안내를 하는 해프닝이 현장에서 빚어지자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라고 비꼬듯 말했다.
정부 책임의 '시작과 끝'을 묻는 NBC 기자의 질문에 대한 불편함이 에둘러 드러난 게 아니냐는 풀이가 나왔다. 한 총리의 이같은 농담은 현장에서 영어로 통역되지 않았다.
이날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는, 외신 간담회에서 답변하는 한 총리가 활짝 웃는 표정을 지은 것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한 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참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건의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오늘 오후에 국회에서 중앙정부 안전 주무부서의 이상민 장관이 사과헀다"고 답변했다.
이 장관이 앞서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서는 "이 장관이 말한 내용이 '경찰을 아무리 집어넣어도 소용없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군중 관리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이 장관의 발언 취지)"라고 해명했다.
경찰 책임론에 대해 그는 "경찰 조사가 완결되면 투명하고 분명하게 내외신에 밝힐 것"이라고만 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과 체계적인 노력이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은 재난관리 주관 기관을 정해놓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라며 "그런 행사의 경우에는 대개 지자체가 좀 더 (많은 부분을) 관장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이태원에 투입된 경찰 인력은 작년보다는 조금 더 많은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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