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이 핼러윈데이 이태원 참사를 두고 "(용산구청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고 말했다. 이태원에 군중이 몰린 현상을 두고는 "이건(핼러윈데이는) 축제가 아니"라고 말해 구청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 청장은 31일 MBC <뉴스데스크>와 인터뷰에서 대규모 인파가 핼러윈데이에 몰릴 것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많은) 인파는 예상 못했다. 작년보다 많을 거라곤 예측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많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구청이 예상하지 못할 정도의 인원이 몰려 사전 대비를 할 수 없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그런데 정작 박 청장은 구청이 핼러윈데이 준비를 했느냐는 질문에 "(구청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했다"고 말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이다.
박 청장은 아울러 핼러윈데이는 "축제가 아니"라는 설명도 했다.
박 청장은 "(핼러윈데이에 명확한 주최자가 없으니) 이건 축제가 아니"라며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측이 있어야 하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사람들이 핼러윈데이에 모인 것이니 '어떤 하나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이 같은 주장이 나온 배경에는 구청의 책임을 묻는 여론을 고려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겨레>는 용산구가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소방당국이나 경찰에 도로 통제나 보행동선 관리 같은 행정 지원을 한차례도 요청하지 않았고, 유관기관이 참석하는 안전관리위원회·지역안전관리민관협력위원회도 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용산구가 "사고 이틀 전인 10월27일 부구청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긴 했으나 그마저도 목적은 "코로나 방역과 시설 점검, 거리 청결 대책"이었다고 <한겨레>는 지적했다.
한편 박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박 청장이 조문 후 현장에서 대기하던 기자를 만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어느 정도 준비되지 않은 설명이 나온 가능성이 있다.
앞서 박 청장은 참사 18시간 후인 전날(30일) 오후 4시경 공식 입장문을 배포했다. 입장문에서 박 청장은 "안타까운 사고로 인해 참담할 따름"이라며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불요불급한 구정 운영사항을 제외하고 가용 가능한 물적·인적 자원을 총 동원해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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