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변작 중계소를 이용해 수십억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A 씨 등 5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피해자 130명으로부터 총 6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총책, 송금책, 관리책, 현금 수거책, 콜센터 상담원 등의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타인 명의로 된 유심칩과 휴대전화를 구비한 뒤 모텔과 원룸에 고정형 중계소를 설치하거나 차량에 이동형 중계소를 운영하며 단속을 피해왔다.
범행 당시 이들은 해외 콜센터 사무실에서 발신한 070 인터넷 전화를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통상 070 번호로 걸려 오는 전화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상대적으로 잘 받는다는 점을 노렸다.
이후 범죄에 연루되거나 대출을 해주겠다는 수법으로 검찰이나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범행을 이어갔다. 또한 휴대전화 액정이 고장나 수리비를 달라며 자녀로 위장해 부모로부터 돈을 편취한 사례도 있었다.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중계소 63곳을 특정해 압수수색, 불법 개통한 휴대전화 2417대와 유심 5661대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이나 금융기관은 010 개인 번호로 상담하지 않을 뿐더러 현금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며 "중계기와 같이 의심 물건이 발견되면 적극적인 신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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