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더티밤(dirty bomb)' 사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서방은 러시아가 확전 명분을 만들기 위한 '거짓 깃발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우크라이나가 더티밤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할 것이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끔찍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촉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에 방사능 물질을 넣은 무기로, 핵폭발과 같은 파괴적 위력은 없지만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킬 수 있어 사용이 금지돼 있다.
바실리 네벤지아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유엔에 보낸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의 더티밤 사용을 "핵 테러 행위"로 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 국방장관과 연쇄 전화통화에서 처음으로 "우크라이나가 분쟁지에 더티밤을 쓸까 봐 우려된다"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한편, 러시아의 이런 의혹 제기에 대해 서방은 러시아가 오히려 이를 빌미로 확전을 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24일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더티밤 주장이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성명에서 "전세계가 이 주장을 전쟁 악화 구실로 사용하려는 시도를 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 영국 국방장관과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의 영토에서 더티밤을 사용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러시아의 허위 주장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며 "나토 동맹은 이 주장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의 이런 주장이 허황된 주장이라고 반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화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 주장에 대해 반박하면서 "누구든 유럽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단 하나의 출처일 수 있다"면서 "쇼이구 장관이 여기 저기 전화를 걸도록 명령한 사람"이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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