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 불안을 가져온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레고랜드 관련 지급보증 철회 논란과 관련, 전임 지사인 최문순 전 지사가 방송 인터뷰에 나와 김 전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 전 지사는 2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작게 막을 일을 무려 50조를 투자하는 단계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지사는 라디오 진행자가 '상황을 원만하게 풀기 위해서 김 지사가 어떤 선택을 했었어야 된다고 보시냐'고 묻자 "그냥 가만히 뒀으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전 지사는 "그 기업이 중도개발공사인데 지금 흑자 기업"이라며 "회생절차를 발표하기 전날 증권회사하고 빚을 갚는 걸 연장하기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김 지사가) 회사 임직원들하고 얘기하지 않고 그냥 발표를 해버렸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전 지사는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정치목적으로 발표를 한 것"이라며 "시장에서 '아, 정치가 경제를 아무 이유 없이 망칠 수 있구나' 이렇게 인식이 됐다"고 꼬집었다.
최 전 지사는 "정부는 채권시장이나 신용시장에서 최후의 보루인데 그 최후의 보루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며 "최후의 보루가 스스로 넘어져 버리니까 그 전 단계에서 다 신용이 붕괴돼 버린 것"이라고 최근 채권시장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최 전 지사는 김 지사나 국민의힘에서 자신이 도지사이던 시절 도의회 동의 없이 채무보증을 한 것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잘못된 주장", "팩트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최 전 지사는 "도의회에 승인을 안 받았다는 것은 아마 금융계나 공무원들이 들으면 다 웃을 것"이라며 "돈을 빌려주는 분들이 도의회 동의 없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실제도 동의를 다 받았고, 세 차례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 전 지사는 "도의회 승인 없이 제가 2050억을 지급보증으로 할 수가 없다"며 "문서로 다 남아있고, 회의록도 남아있고,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도의회 승인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승인도 받고 촘촘히 거미줄처럼 승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에 대해서는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조차 비판이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당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공개적으로 "강원도가 채무 이행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이행 발표로 불신을 키운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집권을 하고 도정을 맡았으면 결과가 나쁜 것까지도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으면 좋겠다"라고 한 것이다. (☞관련 기사 : 朱, 당 지도부 회의서 이례적 공개 질책…劉도 SNS서 비판)
김 지사는 결국 뒤늦게 유감 표명에 나섰다. 김 지사는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번 일로 본의 아니게,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자금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과 오해가 초래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강원도는 처음부터 보증 채무를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며 "도가 구체적인 변제 일정을 제시했고, 중앙정부도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으니 금융시장이 속히 안정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다만 그러면서도 강원중도개발공사(GJC) 회생절차는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회생신청과 디폴트는 전혀 별개"라며 "회생신청은 계속 진행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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