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월간 수출실적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국의 무역수지가 14년 만에 적자를 볼 것이 확실시된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20일 수출입 현황 자료를 보면, 이 기간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24억1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가 작년(13일)보다 0.5일 긴 13.5일이었음에도 수출액은 줄어들었다. 조업일을 고려한 일평균수출액은 작년보다 9.0%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달 전체 수출실적이 작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만일 실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수출실적 감소가 된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실적도 15.6% 줄어들었고,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 선박 수출실적은 22.9% 급감했다.
반면 석유제품(16.4%), 승용차(32.1%) 수출실적은 작년보다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 미국(6.3%), 유럽연합(3.4%), 베트남(1.7%) 수출실적이 개선됐다. 반면 한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이던 대 중국 수출실적이 16.3% 급감했다. 일본과 대만 수출실적은 각각 -16.1%, -26.7% 감소해 감소폭이 더 컸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373억55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반도체(13.9%), 가스(24.6%) 수입액이 증가했고 원유(-0.3%), 석유제품(-18.5), 정밀기기(-2.7%)는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10.9%)과 미국(6.6%)으로부터의 수입액이 증가한 반면, 유럽연합(-1.5%), 일본(-6.0%), 사우디아라비아(-1.4%)는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달 1~20일의 수출입실적은 49억54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월 1~20일의 무역적자액 41억8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기간이 갈수록 무역적자 폭이 커짐에 따라 올해 무역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매우 커졌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한 5573억400만 달러에 그친 반면, 누적 수입액은 23.3% 급증한 5911억4700만 달러였다.
이에 따라 현재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338억4300만 달러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1996년의 206억2400만 달러를 이미 132억1900만 달러 웃도는 규모다.
남은 기간 매월 50억 달러의 무역적자가 누적될 경우, 올해 연간 무역적자 규모는 500억 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올해 무역 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휩쓴 2008년(132억67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게 되며, 그 규모는 사상 최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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