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 자폭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도시 여러 곳에 러시아가 드론 공격을 퍼부었고 민간인 최소 8명이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러시아의 자폭 드론 공격이 이른 아침 출근 시간대에 이뤄졌으며 아파트 등 민간 시설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BBC 보도에 따르면,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아파트 잔해에서 19명을 구조했으나 임신 6개월 여성을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클라치코 시장은 "러시아의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제노사이드(인종 학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공격에 사용한 드론은 이란산 '샤헤드 136'으로 일명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린다. 드론은 미사일에 비해 싸고 사용이 쉽지만 공격 당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날아가는 비행체가 눈과 귀로 확인이 되기 때문에 큰 공포를 불러온다.
러시아는 지난 10일 일명 '푸틴의 다리'라고 불리는 크림대교 폭발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키이우 등에 80여 발의 미사일을 공격한데 이어 최근에는 드론으로 우크라 전역의 민간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
드론 공격이 러시아의 무기 고갈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우크라이나에 "더 이상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도 무기 재고가 바닥나 가기 때문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이 러시아에 무기 공급을 하는 것에 대해 반발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오늘 아침 키이우 시내에서 이란제 자폭 드론 공격이 있었던 것을 모두 보았을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란은 이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에르 대변인은 러시아가 이란의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민간과 군사 시설 등을 공격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이란의 무기 거래에 대하 제재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비롯한 무기를 판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푸틴은 지난 7월 이란을 직접 방문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 등을 만나 '반미 연대'를 공고히 했다. 당시 푸틴의 순방 목적 중 하나가 이란산 드론 구입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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