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를 앞둔 '비대위 체제' 국민의힘이 당협위원장 67곳을 공모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안팎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당협위원장은 차기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무 감사 및 조강특위 구성 등 당내 조직 정비에 나서면서 자신의 입지 강화를 위해 당원들을 '줄세우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신핵관'으로 알려진 윤상현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비대위가 가처분 정국을 벗어나자마자 당협위원장 67곳을 공모한다고 한다. 조강특위(조직강화특위) 구성 후 전체 당협 253곳 당무감사까지 검토한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정권 1년차에 비대위 지도부라는 비정상적 운영을 하루빨리 마무리하고, 정상적인 당 지도부 출범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에만 전념해야 할 비대위가 갑자기 당 조직들을 재편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비상상황에서 피치못하게 전국위 의결로 만들어진 비대위는 당원의 총의가 반영된 지도부는 아니다"라며 "가처분 문제가 한창일 때는 당이 초비상상황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더니, 가처분 문제가 해소되자마자 마치 평온하고 정상적인 지도부인 듯이 당협 줄세우기에 들어간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불과 네달전 당시 정미경 최고위원을 향해 '당협쇼핑'을 운운하며, 지도부 측근이 특정 당협에 배치되는 것을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던 분"이라며 "수십만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 지도부를 향해 '당협쇼핑'이라고 비판했던 분이, 피치못한 사정으로 급조된 비대위 지도부의 자격으로 '당협대잔치'를 열겠다는 것이야말로 이율배반적인 행위가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현 비대위는 국정 뒷받침과 전당대회 준비에만 집중하고, 당 운영과 조직 전반에 대해서는 새 지도부에 맡기는 것이 상식과 정도"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향하던 정진석의 '화살', 당권 쥐자 본인에게…결국 '공천 다툼'이었나?
조직강화특위는 주로 사고 당협(상대 당에 의해 자당 후보가 낙선한 지역)을 정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막강한 힘을 갖는다. 당협위원장은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지난 6월 정진석 비대위원장(당시 국회 부의장)과 이준석 전 대표(당시 당대표)간 '당협 쇼핑' 논란으로 갈등을 빚은 것 역시 이준석 전 대표가 주도한 '조강특위' 때문이었다.
당시엔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지도부 측근(정미경)에게 '당협 쇼핑'을 허락하면서 공천 혁신 운운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난했었다. 이 전 대표는 대선 승리 후 당 혁신위를 띄우고 조강특위를 본격 가동해 당협을 재정비하고 공천 시스템에 손을 대려 했다. 특히 수원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정미경 전 최고위원을 보수세가 강한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이 '트리거'가 됐다. 정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의 측근이었고, 이에 대해 정진석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윤핵관'들이 당 대표의 '측근 챙기기'라며 강력 반발한 것이다.
당시 정 비대위원장과 이 전 대표간에는 "개소리", "적당히 하라" 등 감정 섞인 말들이 오가는 등 상황이 험악했다. 이 전 대표가 정 비대위원장에 대해 반박하자 정 비대위원장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고 재반박했고, 이 전 대표는 "(지방선거) 공천의 총 책임자이셨던 분이 공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아하다"며 "그리고 공천 관련해서 혁신위와 아무 관계 없는 조강특위 내용을 끌어들이신 분이 누구인가"라고 정 비대위원장을 거듭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었다.
이는 결국 '윤핵관'과 '당대표 이준석' 간 공천권을 둘러싼 당 주도권 싸움으로 해석됐다.
이후 이 전 대표가 이후 당 윤리위 중징계를 받으면서 혁신위는 유야무야됐고, 이 전 대표는 현재 모든 실권을 잃은 상황이다.
그리고 4개월 여만에 당권을 쥔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과거 이 전 대표에게 제기했던 '줄세우기' 논란이 자신을 향하고 있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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