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대한민국이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탈락했다"며 "인권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퇴행적 태도 때문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제사회에서 경제 선진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을 유엔 인권위원회 이사국에서 배제한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 보복, 야당 탄압, 공영방송에 대한 억압 (즉) 언론 자유의 침해, 그리고 고등학생 그림에 대한 제재처럼 표현의 자유 검열. 이런 것들이 결국 이 의사결정에 반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며 "각성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격 회복을 위한 노력을 좀 더 경주하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앞서 인권이사국 탈락을 두고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2019년부터 연속 4년간 불참했고,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북전단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연임 실패는 예고된 일"(주호영 원내대표), "북한 인권에 침묵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이 누적됐다는 얘기다.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불참, 대북전단금지법 강행 등이 부인할 수 없는 사례"(안철수 의원) 등의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외교당국에 따르면 이같은 해석은 진상과 거리가 멀 가능성이 높다.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지나치게 많은 국제기구 선거에 출마하면서 득표 전략에 차질을 빚었고 △최근 신장위구르 결의안 사태 등에서 인권이사회 내 서방과 개발도상국 간 대립 구도가 빚어지면서 '친서방 국가'로 비친 한국이 유탄을 맞았다는 해석 등이 정설이다. 한국 내 인권상황 등을 변수로 놓기엔, 한국을 제치고 이사국이 된 다른 국가들의 상황이 딱히 더 나을 게 없어서다.
예컨대 몰디브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미 국무부 보고서에 적시된 곳이고, 키르기스스탄은 약탈혼 문제 등 여성 인권 면에서 열악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베트남 역시 미 국무부에 의해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를, 유니세프에서는 아동·여성 인권 문제를 지적받았다. 방글라데시도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로 최근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대한민국 대신에 어떤 나라가 인권위원회 이사국에 선임됐는지를 보면 참으로 대한민국 국격이 많이 추락했구나 하는 걸 느낄 수가 있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 12일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대한민국은 실력과 명분 모두에서 밀렸다"며 "방글라데시·몰디브·베트남·키르키스탄의 이사회 선출에 축하를 보내자.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낮다는 이유로 비하하는 목소리는 우물안 개구리로서 우리 스스로를 비하할 뿐"이라고 경계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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