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일곱의 나이였던 1998년 짐 가방 하나 백팩 하나 달랑 메고, 이스라엘로 떠났던 청년이 있습니다. 이 청년은 이스라엘의 지역 공동체 키부츠 예히암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네덜란드에서 온 여학생과 이야기가 잘 통해서 단짝 친구가 되었다가 금세 애정 관계로 발전해서 아예 동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평생의 연인과 아이 셋을 낳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자신 삶의 절반 가까이를 유럽에서 살아왔고, 네덜란드 국적 취득을 위해 한국 국적은 포기했지만, 자신은 영원히 한국사람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사람으로서 유럽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대화를 <프레시안>에 기고합니다. 세 번째 인터뷰로 네덜란드 급진 좌파 그룹 '국제 사회주의자'(Internationale Socialisten) 전국 집행위원장 에이바우트 반 던 베르흐(Ewout van den Berg)와의 인터뷰를 전합니다. (필자)
유럽은 경제 대공황 전야의 분위기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석유·가스 위기, 고물가, 기후 변화, 난민 문제, 극우파의 부활 등 여러 위기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서 현대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혁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네덜란드 급진 좌파 그룹 '국제 사회주의자'(Internationale Socialisten)다. 단체 전국 집행위원장 에이바우트 반 던 베르흐(Ewout van den Berg)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광열 :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먼저 <프레시안>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를 해달라.
에이바우트 : 국제 사회주의자의 전국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우리 단체는 1980년대 말에 설립되었고, 회원 수는 백 명이 좀 넘는 수준이다. 네덜란드 전국 각지에 지역모임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노동계급의 해방이다. 우리는 그것을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라고 부른다. 우리는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여러 사안에 다 개입하기보다는, 크게 세 가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종주의, 새롭게 부상하는 극우정치세력에 대한 반대운동, 기후변화 대처다.
네덜란드의 제도권 좌파정당들은 극우 정치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지난 이십 년 동안 극우정치세력은 계속 세력을 넓혀왔다. 우리는 시민사회의 광범위한 협력으로 극우정치세력의 부활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평균 해수면이 상승하면 오십 년에서 백 년 후에 네덜란드 땅 대부분이 해수면 보다 낮게 된다. 아주 심각한 문제라서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세 가지 문제를 앞장서서 제기하면서 다른 사회단체들에게 협력을 제안한다. 그 외에도 많은 회원들이 노동조합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성소수자 운동 등에도 참여하는 등 여러 주제로 네덜란드 주요 대도시에서 토론회를 조직하고, 매월 발간하는 기관지도 판매하고 있다.
극우와 인종주의...난민을 '이용'하는 유럽정부들
장광열 : 인종주의는 상당히 광범위한 이슈다. 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 유럽 주변부, 러시아 등 각지에서 피난민들이 유럽으로 지속적으로 오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도 피난민에 대한 반발이 나온다. 2001년 9.11 이후 이슬람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했고, 지난 8년간은 러시아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해지고 코로나 시기에는 반중정서가 강했다. 이렇듯 인종주의는 다양한 형태를 보이고 원인도 다양한데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가?
에이바우트 : 네덜란드에서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이슬람을 혐오하는 사회 전반의 기류가 강하게 나타났었다. 인종주의는 더 이상 '비정상'적인 세계관 취급을 당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피부색'으로 인종 차별하는 전통은 아직도 남아 있지만 그들의 문화에 대해 비판하면서 인종차별이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제도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2002년에 핌 포르타운(Pim Fortuyn)이라는 정치인이 등장했다. 그 이전에도 극우 인종주의 성향을 가진 정치인들이 네덜란드 각지에서 정계에 발을 들어 놓기 시작했었고, 핌 포르타운의 죽음 이후에는 자유당(Partij voor Vrijheid)의 히어트 빌더스(Geert Wilders)가 그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한 개인의 추종자 모임이 아니라 극우 정당으로 키워 왔다.
핌 포르타운은 사회학 교수로 극좌 성향에서 우파로 전향하면서 이슬람 문화와 네덜란드 내 모로코 이민자 2세대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의 정당은 2002년 3월 지방선거에 돌풍을 일으키며 로테르담 지방정부 집권당이 되었고 곧 이어 열린 5월 총선에서도 그의 이름을 딴 신당(LP, LPF, Lijst Pim Fortuyn) 돌풍을 일으켰다. 선거 9일 전 어느 백인 남성에게 권총을 맞아 사망하여 2차 대전 이후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최초의 정치적 암살의 희생자가 되었으며, 그의 영향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네덜란드 정치에 짙게 남아 있다
장광열 : 방금 말한 핌 포르타운과 히어트 빌더스, 셰리 보데는 같은 성향이라고 보고 있는 건가?
에이바우트 : 시간이 지나면서 인종주의의 강도도 점점 강해지는 것 같다. 핌 포르타운보다 히어트 빌더스가 더 분명한 인종주의자이다. 그에 반해 셰리 보데는 반 이슬람을 넘어서, 반 유대주의자까지 나가고 있다. 그는 자기 주변 사람들에게 나와 알고 지내는 사람 중에 반 유대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없다고 말한 적도 있다. 보데는 '거대한 교체' 음모론을 믿는다. 유대인 엘리트들이 유럽연합의 이민 유입을 유도해 유럽 원주민들을 대체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지능과 인종 간에 연관이 있다는 이른바 '과학적 인종주의'를 주장하기도 한다. 유럽인이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토종 유럽인들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보데는 유럽의 다른 극우 정당들과 달리 러시아의 푸틴 편을 들고 있는데 푸틴은 서구 문화와 가치를 대표하고 백인 남성의 강인함의 표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장광열 : 그렇다면 셰리 보데가 푸틴을 지지하는 게 유럽연합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엘리트에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나?
에이바우트 : 보데는 민주포럼이 설립되었던 2016년,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회원국 가입 준비 협약에 반대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네덜란드 정부에 권고할 수 있는 국민투표를 이끌며 성공적으로 반대운동을 조직했고, 그 성과로 정당을 만든 것이다.
장광열 : 셰리 보데의 집권 가능성도 있나?
에이바우트 : 극우 성향 정당연합이 가능하다. 현재 네덜란드에는 다섯 개 정도의 극우정당이 있다. 셰리 보데의 민주포럼과 빌더스의 자유당, 민주포럼에서 떨어져 나간 JA21, 기독교 근본주의 성향의 SGP, 농민-시민운동(BoerBurgerBeweing)다.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공영방송사 파우 뉴스(POW Nieuws)와 깨어나라 네덜란드(Wakker Nederland), 그리고 ON(Ongehoord Nederland)도 세금의 지원을 받으며 극우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ON은 노골적인 네오 나치로 평가된다.
제도권 정당들도 점점 우경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난민 수용소 문제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뻔히 알면서도 지난 몇 년간 난민 신청자 수용시설을 많이 줄였다. 난민들의 수용공간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이 방송에 보도되면서 마치 너무 많은 난민이 네덜란드로 유입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면서 난민수용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런 극우방송의 선동으로 인종주의에 반대해 싸우는 활동가들에 대한 극우파들의 괴롭힘과 폭력 행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정도가 심해 활동가들은 데모를 조직하는 걸 포기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 점점 심해져서 환경운동가나 페미니스트 활동가도 활동이 위축될 것 같다.
장광열 :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덴마크도 난민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스웨덴과 이태리에서도 극우정당이 집권정당에 참여한다. 이런 현상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는가?
에이바우트 : 우경화를 멈추기는 힘들다. 우경화의 사회적·경제적 뿌리가 상당히 깊다. 집권당에게는 당면한 현안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피할 방법이 생겼다. 지난 이십 년 동안 정부는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개인에게 팔아버렸고, 이런 주택은 비싼 임대주택으로 바뀌면서 심각한 주택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그런데 주택 부족을 난민들의 탓으로 돌린다.
극우 정치인 빌더스는 네덜란드 청년들은 저렴한 주택도 없는데 난민들은 호화스러운 집에 싼 임대료를 내면서 지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는 극우정당뿐만 아니라 중도 성향의 정당조차 우경화되면서 난민 이슈를 이용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 성향인 노동당도 마찬가지다. 연정 파트너로 집권하고 있을 때, 튀르키예즈 에르도한 정부와 유럽으로 유입되는 난민을 막아주는 대가로 수조 원 대의 자금을 지원하는 딜을 맺었다. 정부는 경제 불황이 오는 현 상황에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난민 이슈와 인종주의를 더 이용하게 될 것이다. 현재 정치지형에서 우파의 반-난민, 인종주의 공세가 거세게 몰아칠 때 반대해 맞설 좌파 정치세력이 거의 없어서 걱정이다.
시들해진 좌파...유럽 좌파와 노조가 사라진다.
장광열 : 주택 부족이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은 좌파가 주로 제기하는 주제다. 우파가 이것을 이용하는 데 대응책은 없나?
에이바우트 : 지난 이십 년 동안 좌파의 힘은 약해졌다. 특히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이후로는 그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 거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제시된다.
먼저 노조 힘이 약화했다. 특히 노조의 기반인 현장 조직들이 약화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사용자와 공익 대표자, 노동자의 3자가 협의하는 사회적 합의 모델이 발전되어 있다. 노조의 상층 대표들은 이 협상에만 매달렸다.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노동자들 전체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집회나 시위, 파업 등의 단체행동을 조직하는 것을 소홀해 했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자들의 연금이다. 평범한 노동자의 공적연금이 점점 후퇴하여 사적 연금화가 되는 일을 막지 못했다.
제도권 좌파정당들 또한 좌파답지 못하다. 노동당이나 녹색 좌파당은 다른 정당의 연정에 참여하거나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 이에 신자유주의 정책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그대로 실행해 왔을 뿐이다. 노동당이나 녹색 좌파당은 좌파 사회운동과의 연계가 끊어졌다. 노동·이민정책에서 중도이거나 우파 색채마저 띄고 있다.
높은 임대료나 생활물가 상승 등 여러 민생 문제에 대해서 대중들은 저항하려고 하지만 정지적인 힘이 없어 우파 정부의 공세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다.
장광열 : 좌파의 어려움은 잘 알겠다. 그런데 유럽 전체로 시각을 넓혀 보면 1968년 운동을 경험한 세대가 사회 진보개혁을 이끌어 오다가, 1989년 동구 사회주의권이 붕괴하면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가 역사적 승리를 거뒀다.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개인의 자유를 최우선으로 여기게 되었고, 그에 따라 사회도 변화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말해 과거의 좌파 주장이 설득력이 없게 된 것 아닐까?
에이바우트 : 사회주의권 붕괴로 좌파정치세력 일부가 스스로 변화한 건 인정한다. 당시 좌파 일부는 동구 사회주의를 자본주의에 맞서는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붕괴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공산당의 비극적인 몰락이 있다. 그들이 따르던 사회주의 사상에 의문을 던지며 신념을 포기한 것이었다.
장광열 : 유럽연합과 노조의 이야기를 해보자. 유럽연합은 점점 회원국 사이 국경을 지우고 하나의 단일 경제권으로 묶이고 있다. 한 나라의 기업은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유럽계 다국적 기업으로 대체되었다. 이처럼 유럽 단일시장이 생기면서 대기업은 유럽 시장 전체를 지배하지만 노동조합은 기존처럼 국가별로 조직되어 있어서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지 않는가?
에이바우트 : 유로화와 단일시장 덕분에 미국·중국 자본에 경쟁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대기업은 커다란 내수시장을 가지게 되었고, 전보다 더 대규모 생산을 하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조건을 갖추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자본은 아직 내부 긴장관계에 놓여 있다. 정유회사 쉘을 보자. 쉘은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회사다. 세금을 낮게 내는 영국으로 본사를 옮겼다.(영국의 브렉시트에 따라 석유기업 쉘은 본사를 영국으로 옮길지, 네덜란드에 남길지 선택해야 했다. 결국 주주에게 돌아가는 주식배당금에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네덜란드 대신 자본이득세가 없는 영국에 본사를 옮겼다. 또 다른 영국-네덜란드 합작회사인 유니레이버 역시 같은 이유로 영국에 본사를 두기로 하였다.) 국가 간 내부 이해관계 차이가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재정 위기 이후에 재정 건전성이 약한 남유럽과 강한 북유럽이 갈등을 보였다. 독일에 비해 이탈리아는 국채 발행 시 훨씬 높은 이자율을 책정해야 하는 등 나라 간 차이가 있다.
또한 단일 시장이 된 후로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낮은 나라와 높은 나라들의 경쟁사 노동자들끼리 서로 임금을 낮추고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주간 노동시간을 늘리는 '제살깎기'식 경쟁을 하게 되었다. 국가 간에도 경쟁이 나타났다. 독일 사회민주당의 쉬뢰더 정부가 하르츠 개혁을 하면서 최저임금을 낮추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면서 다른 회원국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유럽 노동조합들은 모든 관심이 자국에 머물러 있고, 다른 나라와의 연대는 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연계를 지속해나가고 있다. 최근 영국 항만 노동자들이 파업을 했을 때, 네덜란드 로테르담 노동자들이 영국에서 온 배의 하역을 거부했다. 국적은 달라도 노동자들 간의 연대의식은 남아 있다.
유럽연합 탈퇴와 유럽연합 핑계
장광열 : 좌파로서 브렉시트 이후 유럽연합 유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이바우트 : 딱 답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 불황기에는 국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기 마련이다. 그리스 금융위기 때 그런 현상을 목격했고, 미국 트럼프 정부와 브라질 보우사나루 정부도 자국 우선주의를 취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민주포럼 셰리 보데는 유럽통합 이후 경쟁에서 밀리는 기업들을 위해서 네덜란드의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유럽연합 회원국들도 어려운 결정을 할 때 유럽연합의 핑계를 댈 수 있다. 정부는 하고 싶지 않지만 유럽연합의 정책이기 때문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식이다. 네덜란드의 경우 낙농업 대규모 감축 같은 정책을 추진하며 유럽연합의 결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유럽연합에 책임을 떠넘기면 유럽연합에 대한 반감이 커지게 될 것이다.
장광열 : 네덜란드의 유럽연합 탈퇴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에이바우트 : 탈퇴는 어려울 것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유럽의 최대항구다.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한다. 또한 네덜란드 경제는 독일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네덜란드처럼 작은 나라가 유럽연합을 탈퇴한다는 건 무모한 일인데도 일부 기업가와 정치인만이 탈퇴를 주장한다.
장광열 : 네덜란드의 노동자를 위한 제안이 있나.
에이바우트 : 유럽연합 잔류냐, 탈퇴냐를 이야기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유럽 좌파들이 힘을 길러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이 동료들과 함께 노동 현장에서 회사에게 맞서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단체 행동을 벌이면서, 단체의 힘을 기르고 자신의 힘을 자각하는 것이다. 불과 몇 주 전에 네덜란드 철도 노조의 파업이 있었다. 3일 동안 국영철도 운행이 멈출 정도의 큰 규모의 파업이었다. 정부도 철도회사에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이는 백 년만의 큰 파업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그 효과가 컸다. 이런 행동을 통해 철도 노동자들은 단체행동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고, 의료·교육·대중교통·주택 등 생활조건이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개입을 한 것이다. 결국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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