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이 개원 2년 만에 민간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의료·시민사회단체는 여당에 공공병원 민영화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에도 이번 사태에 최소한의 역할을 할 것을 요청했다.
7일 보건의료단체연합과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의료단체와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이 참여한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성명을 내 "(성남) 시민들이 지난 20년 간 땀과 눈물로 세운 공공병원 성남시의료원이 불과 개원 2년 만에 민간에 넘어가게 됐다"며 "(시민) 생명과 안전의 보루인 공공의료가 위기에 처했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오는 12일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 의무화 조례안을 직권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시의료원의 법인격은 그대로 공공병원으로 두고 운영을 민간에 맡기는 일종의 '의료 민영화 우회 시도'인 셈이다.
운동본부는 성남시의료원의 민영화는 단지 성남시민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운동본부는 "공공병원 위탁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언"한 정책이라며 "따라서 이는(성남시의료원 민간 위탁 의무화는) 정부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운동본부는 "이미 성남뿐 아니라 지자체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대구와 경북, 충남에서도 지방의료원 위탁이 추진되고 있다"며 "성남시의료원 민영화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시도하는 공공의료에 대한 전국적 공격의 첫 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운동본부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당 대표에게도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사태에 침묵하는 것은 "공공의료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회 의석 절반 이상을 가진 정당이 팬데믹 시대 공공의료 위기를 정치적 문제로조차 삼지 않는 수준의 한심함이 또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운동본부는 특히 이재명 당 대표를 향해서는 "자신의 말에 최소한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의료원 설립운동 참여를 계기로 정치에 입문했다며 자신의 정치적 출발이 성남시의료원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금 이 대표는 "자신의 정체성이자 기반이라고 말해왔던 성남시의료원이 민영화되는 것에 일언반구도 없다"며 "성남시의료원과 공공의료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철학은 오직 선거에 임박할 때만 유효한 것이었나"를 운동본부는 물었다.
운동본부는 당장 다음주로 다가온 성남시의회 본회의를 앞두고 "성남시의료원 운명은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며 "다시금 평범한 시민의 힘으로 이 병원을 지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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