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연재난 복구비용 지원이 공공시설을 복구하는 데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만희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 영천·청도)은 4일 행정안전부 국정감사에서 자연재난 복구비용 지원이 국민의 생계안정보다 공공시설을 복구하는 데 집중돼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국민에게 실효성 있는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복구비용 지원금액 현실화와 지원대상 확대를 촉구했다.
행정안전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난으로 발생한 인명 또는 주택 등 사유시설 피해자 구호와 공공시설 피해 복구를 위해 재난대책비를 직접지원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가 제출한 ‘재난피해 복구지원비 교부 현황’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재난피해 복구를 위해 총 2조 6904억 7800만원의 지원비를 전국 지자체에 교부했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이 공공시설 피해에 대한 복구사업비로 지원된 것으로 확인돼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다.
유형별로는 △사망자·실종자 등 피해주민에 대한 구호 18억 600만원 △주거용 건축물의 복구비 지원 1166억 5100만원 △고등학생의 학자금 면제 2900만원 △세입자보조 등 생계안정 지원 51억 4300만원 △주 생계수단 농·어·임·염생산업에 피해를 입은 경우 해당시설의 복구를 위한 지원 3619억 7000만원 등을 지원해왔다.
특히 공공시설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2조 2048억 7900만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전체 복구지원비의 81.9%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언급한, 피해 국민의 생계유지를 위한 지원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은 금액이 공공시설 피해의 복구에 쓰인 셈이다.
이만희 의원은 “공공시설의 피해 복구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수지만, 이에 복구지원비가 함몰돼 있다는 점은 자칫 정부가 국민의 재난피해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이만희 의원은 국민의 재난피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적은 원인으로 ‘자연재난 복구비용 산정기준’을 꼽았다.
이 의원은 “산정기준은 2020년 12월을 마지막으로 개정돼 그간의 가파른 물가상승, 코로나19 위기 등으로 인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체감도가 낮다”면서 “산정기준은 장관의 고시업무이기 때문에 정부가 산정기준을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상공인의 재난피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상대적으로 재정여건이 취약한 농어촌이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에 보다 쉽게 충족할 수 있도록 피해액 산정시 농축산물 등을 포함하는 등 지원대상도 확대해야 한다”며,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구호’차원의 지원을 넘어서 ‘일상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복구의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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