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 옥정신도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 A씨는 며칠 전 깜짝 놀랐다.
어린 자녀가 있어 공기청정기를 틀어 놨는데, 갑자기 빨간 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당시 초미세 먼지·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창문을 열었더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메스꺼운 냄새가 났다.
A씨는 “이달 초에도 비슷한 냄새가 났는데, 지난달 말부터 또 묘한 악취가 난다”며 “이런 일이 벌써 4~5년이 넘었다. 정말이지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양주시 옥정신도시 시민들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
시민들은 이달 초 옥정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이편한세상 1차·중흥S-클래스 아파트 인근에서 이 같은 악취가 난다며 시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지금은 덕계동과 광적면에서도 비슷한 냄새가 난다는 피해 호소가 잇따른다.
2일 양주시에 따르면 지난 8월28일 저녁 무렵부터 최근까지 옥정신도시 일대에서 고약하고 역한 냄새가 난다는 시민들의 제보·민원이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에 시는 이달 초 관내 대기 배출 사업장 15곳을 일제 점검했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옥정신도시 일대에 화학 냄새가 또 진동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러자 일부 시민들이 직접 악취 근원지를 추적하고 나선 상태다.
시민 B씨는 “많은 시민이 고통에 시달리는데 시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냐”라며 “이러다 보니 주변 공장 등 의심이 가는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 시민들끼리 공유·추적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 점검 때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감시 인력을 더 투입해 옥정신도시 일대 불법 소각 행위 등을 추가로 확인할 생각이다”라며 “또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기업과 공장도 모두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2016년과 2018년에도 악취 원인을 조사했지만 찾아내지 못했다.
한편, 시의회는 현재 악취 대책 민관협의회 설치와 시장·사업자의 책무를 규정하는 ‘양주시 악취 방지·저감 조례안’ 제정을 추진 중이다.
안성시(2017년)와 용인시(2019년), 부천시(2019년)와 동두천시(2020년) 등 도내 대다수 시·군은 이미 관련 조례를 만들어 적용 중인데, 이제야 제정에 나선 것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