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및 두산그룹 본사 등지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펼쳤던 검찰이 수사대상을 확대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26일 오전부터 네이버와 차병원 등 사무실 10여 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는 지난 16일 두산건설 본사와 성남시 및 성남FC 사무실 등 20여 곳에 이어 20일 두산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한 지 일주일여 만에 이뤄진 세 번째 압수수색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5년 성남시 정자동 일대의 두산그룹과 네이버 등 기업들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기업 6곳으로부터 160억여 원을 지급하게 하고 돈의 일부가 유용됐다는 내용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네이버의 경우 40억 원의 후원금을 통해 제2사옥 건축허가 등 특혜를 받았고, 분당 차병원은 33억 원의 후원금을 내고 분당구보건소 부지 매입 및 용도변경 등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앞서 압수수색이 이뤄진 두산건설은 55억 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내고, 두산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병원부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성남시가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 가량 높이고 전체 부지의 10%만을 기부채납 받으면서 두산 측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실제 수사당국은 두산건설이 2014년 10월 성남시에 ‘병원 부지를 업무시설 용도로 변경해주는 대가로 성남FC를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 대표가 공동은행장을 맡았던 주빌리은행과 성남금융복지상담센터도 포함됐다.
주빌리은행은 공익법인 희망살림이 장기연체된 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줄여주거나 탕감해주겠다는 취지로 출범시킨 단체이며, 성남금용복지상담센터는 주빌리은행의 위탁 운영기관이다.
당시 네이버 등은 성남FC에 직접 후원을 하지 않고 희망살림 등을 통해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18년 6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죄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이후 3년 3개월만인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그러나 고발인 측의 이의제기로 올 2월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자 2차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 과정에서 진행한 압수수색과 사건 관계인의 새로운 진술 등을 통해 관련 자료 등을 확보, 지난 13일 성남시 공무원 1명 및 두산건설 전 대표에 대해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소의견으로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
이 대표에게는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4∼2016년 두산건설에서 55억 원 상당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두산 측이 소유한 3000여 평 규모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를 상업 용지로 용도를 변경해 준 혐의(특가법상 제3자뇌물공여)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이 밖에도 검찰은 지난 23일과 24일 성남FC 마케팅 담당자와 전 대표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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