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중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국회에서 이 XX들이", "바이든은 쪽팔려서" 등 비속어 사용 논란과, 대통령실이 이에 대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한 것이고 '국회'는 미 의회가 아닌 한국 국회를 의미한다고 무리수 해명을 한 데 대해서는 냉소와 조롱이 빗발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무력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며 "외교는 국가의 생존에 관한 문제이다.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다들 표현하는데 그 전쟁을 왜 이렇게 부실하게 하느냐"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 대표는 "준비도 부실하고 대응도 부실하고 사후 대처도 매우 부실하다"며 "국민들의 생명을 놓고 하는 외교 전쟁에서 최소한의 진정성, 진지함을 유지하기를 권고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사실 저도 어디 지나갈 때마다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외교 참사 문제에 대해서 한 마디 하라는 요청을 많이 하시는데, 참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말씀드리겠느냐"고 혀를 찼다.
이 대표는 막말 논란과 이에 대한 대통령실 해명 논란을 겨냥한 듯 "제 경험으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 거기서 또 다른 길을 찾아서 헤매 본들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미 정상 회동에 대해서는 "한미 간 전기자동차 수출 보조금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고, 우리 대한민국이 차별적 대우를 받는 현실을 해결해 주십사 제가 기대 말씀을 드렸다"며 "어떤 성과를 냈는지 모르겠는데,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 48초 동안 통역하고 그 많은 얘기를 실제로 했겠느냐"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한미 정상 간 환담 결과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관련 우리 업계의 우려를 설명하고 미 행정부가 IRA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미 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화답했다'고 설명한 것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상식을 가지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분들 아니냐"며 "(대통령실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해명을 집중 겨냥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며 "굴욕과 빈손 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 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국민은 귀를 의심하며 경악한다"며 "대통령실의 해명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은 밤새 해당 욕설 영상을 듣고 또 들으며 기막혀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도 한 100번 이상은 들은 것 같다"며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참사의 당사자로서 외교적 후폭풍이 걱정돼 어떻게든 모면해 보려 했다 해도 거짓 해명을 해서야 되겠느냐"며 "거짓말은 막말 위기 참사보다 더 나쁜, 국민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사건은 누구의 전언이 아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수많은 기자들이 촬영하고 목격한 것이고, 국민 역시 대통령 입에서 나온 욕설을 영상과 음성으로 직접 목도하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나아가 "윤 대통령의 막말 외교 참사는 대한민국이 수십 년간 국제 무대에서 쌓아온 동맹과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정도의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단순히 망신을 넘어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를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대통령실 외교라인과 김은혜 홍보수석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이번 순방과 관련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오류와 참사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박진 외교부 장관의 무능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바로 경질하지 않는다면 국회에서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의원단을 대표하는 박 원내대표는 특히 대통령실이 '이XX'라는 표현은 미 의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를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XX는 '낳은 지 얼마 안 되는 어린 짐승' 또는 '자식'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다른 사람을 욕하는 속어로도 쓰인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 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낮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며 "윤 대통령에게 이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고 항의했다.
민주당 최고위원 거의 전원도 윤 대통령의 언행과 대통령실 해명, 정상외교 일정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공세를 펼쳐, 이날 민주당 최고위 회의장은 흡사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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