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예고대로 9월 연방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금융권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398.0원으로 개장한 뒤 곧바로 1400원 선마저 돌파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2009년 3월 31일 장중 1422.0원을 기록한 뒤 13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오전 9시 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404.40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51(-0.96%) 내린 2324.70을 기록 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2347.21)보다 1.7%(27.51) 내린 2319.70으로 개장했다.
이처럼 국내 금융권이 요동치는 까닭은 시장 우려대로 미 연준이 대규모 기준금리 인상 가도를 이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은 22일(현지시각)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참석자 만장일치로 9월 연방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결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2.25~2.50%에서 3.00~3.25%로 올라갔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3.25%)은 국내 기준금리(2.5%)보다 0.5~0.75%포인트 높다. 국내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의 역전이 일어난 것뿐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금리 차이가 더 커질 정도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공격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이날 발표한 '9월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 및 시장참가자들의 평가'에서 미 연준의 기조가 예상보다 매파적이라고 평가하고,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말에는 4.4%, 내년에는 4.6%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리라는 전망이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돌리기로 결심했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도달했다고) 확신하기 전에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연준의 FOMC 정례회의는 두 차례 남았다. 시장 전망과 연준의 기조를 종합 고려하면 연준은 한 차례는 자이언트 스텝을, 한 차례는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진다면 한은으로서도 올해 남은 10월과 11월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존 기조보다 더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금 수준에서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설사 허용한다 하더라도 그 폭이 커지는 것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국내 시중금융 흡수 기조 연장과 실물 경제 경착륙 우려로 이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0.125~0.375%포인트가량 계속해서 날 것으로 전망하고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원화 약세(환율 인상)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지리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은 최고 1434.2원까지 오를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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