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친윤'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호영 의원 추대론이 나오던 가운데 이 당 소속 이용호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 결국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기 원내대표직의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가 이른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뒤늦게 추대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데 무게를 실으며 경선 시행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선출 연기론도 나오고 있다.
재선인 이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당내 유일 호남 지역구 의원이다. 지난 6월 '친윤' 의원 모임 '민들레' 결성 움직임이 일던 당시 모임 간사를 맡기도 했다. 이 의원은 "불리한 국회 지형 속에서 국민의힘은 책임감 있는 하나가 되기보다는 내분과 혼란에 빠지며 점차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당이 큰 위기를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원내대표 돌려막기, 추대론 등 과거 회귀적 발언들만 나오고 있다"고 해 '주호영 후대론'을 정면 부정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윤심'이 중요하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그는 "중요하다"면서도 "지금 '윤심'은 세 사람이 만들어낸 호랑이(삼인성호)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누구를 팔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출마 전 권성동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와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분들과 소통했다. 몇몇 분들은 추대를 말씀하신 분도 계셨다. 그러나 더 많은 분들은 경선이 이뤄지는 것이 국민의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더 많은 분의 의견을 따랐다"며 경선론이 당내 다수 의견이었다고 주장했다.
옛 친박계인 3선 박대출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호영 추대론'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밝히며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추대론이 일각에서 일부 있는데 그 흐름이 과연 당의 큰 흐름, 총의로 모이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직 모르겠다"고 말한 뒤 '원내대표에 출마하느냐'고 묻자 "지금 그 방향으로 보고 있고 추대론이 당의 총의를 모을 수 있는 단계로 갈 수 있느냐에 따라 처신하려 한다"고 답했다.
반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대와 경선 중 어떤 방식으로 원내대표를 뽑는 게 맞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해 "엄중한 상황인만큼 모양새 좋게 끝나면 좋다. 당의 단합된 모습도 보이고"라며 추대 쪽에 무게를 싣는 답을 해 눈길을 끌었다.
원내대표 후보군이자 '신(新)윤핵관'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4선 윤상현 의원은 '원내대표 선출 연기론'을 꺼내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새 원내대표 선출을 연기해야 한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 이후에 하는 것이 맞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체제를 법원 결정에 맡기는 '정치의 사법화' 상황부터 탈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또 다시 인용된다면, 새 원내대표는 전당대회까지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해야 한다. 원내 대책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분열된 당을 하나로 묶고 안정적으로 이끌 리더십이 더 필요하다"며 "기각을 예상하더라도, 가처분 결과조차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서두를 일이 아니다. 최종 심문은 2주 후인 28일이다. 일단 가처분 쳇바퀴부터 벗어난 뒤, 정치를 통해 이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연기론에 대해서는 "극히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성과 가치가 없다"며 강하게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열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는 박대출·윤상현·이용호·주호영 의원 외에 5선 조경태 의원, 4선 김상현·김학용·윤상현·홍문표 의원, 3선 김태호·윤영석·윤재옥·이종배·조해진 의원 등이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체 상황을 보고 있다"며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조해진 의원은 "가부 간에 오늘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날 중 결심을 밝힐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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