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3년 예산안의 재정 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함에 따라 공공주택 관련 예산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이 대폭 삭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5일 논평을 통해 정부가 지난 2일 제출한 2023년 예산안을 두고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을 위한 지출 재구조화라는 미사여구를 내세우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를 전했다.
경실련은 특히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5조6000억 원이나 삭감했다"며 "이는 공공주택 공급을 축소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공주택 공급의 축소가 결국 "주택 임차료 등 주거비용 상승을 촉발하여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침식"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어 경실련은 "최근 반지하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게 집중호우에 따른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예산안에서는 공공주택 관련 예산마저 대폭 삭감했다"며 "이러한 조치는 향후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은커녕 오히려 공공주택의 공급감소와 품질하락을 야기하는 등 주거환경을 더욱 악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예산은 639조 원으로 올해 예산인 607조7000억 원 대비 5.2% 증가했으나, 그 증가폭은 최근 6년 중 가장 작은 수준이다. 정부는 건전재정 달성을 위해 과거 대비 총지출 증가율을 하향조정하면서도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실련은 최근 한국의 경제가 코로나 사태의 지속,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금리 급격 인상 등으로 인한 복합 경제위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지출 재구조화를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취약계층 시민들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경실련은 지난 7월 정부가 △과세표준 3000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들에 대한 법인세율을 22%로 인하한 점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가업승계 관련 상속세와 증여세를 대폭 감면하기로 한 점 △지방소재의 공시가격 3억 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한 점 등을 들어 "재벌과 대기업 및 부동산 투기꾼에 대한 대대적인 세제개편안"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정부의 이번 예산안은 결국 "재벌과 대기업 및 다주택자 등 투기꾼 등에 대한 조세감면으로 발생하는 재정수입 감소분을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지출 축소로 상쇄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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