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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강제동원 피해자 만나기로…피해자측 "사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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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강제동원 피해자 만나기로…피해자측 "사과 먼저"

피해자 측 시민단체 "정부, 대법원에 판결 미뤄달라는 의견서 제출 사과부터 해야"

박진 외교부 장관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배상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피해자 측 단체는 외교부가 사전 공지 없이 대법원에 의견서를 낸 것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광주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장관이 오는 2일 광주에 방문해 이춘식 할아버지와 양금덕 할머니 등 강제동원 피해자를 만나기로 했다면서 "정부는 대법원 의견서 제출을 즉각 철회하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외교부는 지난 7월 26일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특별 현금화 명령 재항고심에 대해 민사소송규칙에 근거해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양금덕·김성주 할머니가 제기한 이 소송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이전 판결에 따라 배상을 하지 않자, 국내에 있는 미쓰비시의 자산인 상표권 2건과 특허권 2건에 대해 강제 매각인 현금화 명령을 내려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당 의견서에서 외교부는 민관협의회를 통해 한일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한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미쓰비시중공업에 대한 현금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 재항고심의 결정을 연기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8월 3일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후지코시 상대 강제동원 소송 피해자 지원단(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및 피해자 대리인(법무법인 해마루 장완익·임재성·김세은 변호사)은 "민관협의회라는 공개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 절차에서 (의견서 제출이) 전혀 논의되지 않음은 물론 피해자 측에 사전에 어떠한 논의나 통지도 없었다"며 "절차적으로 피해자 측의 신뢰관계를 완전히 저버리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민관협의회 불참을 통보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이들은 "외교부는 지난 7월 대법원 담당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해 사실상 판결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며 "정부가 피해자들을 만나는 것에 반대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 일 없었던 듯 만날 순 없다. 공식 사과를 먼저 하는 게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피해자분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강제징용 문제를 최대한 조속히 그리고 진정성을 가고자 해결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박진 외교부 장관의 피해자 방문은 이러한 측면에서 강제징용의 고초를 겪으신 피해자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정부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피해자 의견을 경청하면서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문제가 되는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정당하게 법원에 제출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현재 해당 사안을 담당하고 있는 대법원 민사 3부는 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결정 기한인 지난 8월 19일에 이 결정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대법원은 해당 사안을 간이 판결 형식이 아닌 정식 재판을 통해 결정지을 예정이다.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지 않아 미쓰비시 재산의 현금화 실시까지 시간을 벌게 된 외교부는 피해자와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것과 함께 강제동원 문제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협의회 4차 회의도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다.

최 대변인은 "외교부를 포함한 정부는 민관협의회 개최 이외에도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피해자 측을 비롯한 국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다양한 소통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 재판부 주심인 김재형 대법관이 오는 4일 퇴임을 앞두고 있어 이번주 안에 현금화 처리 문제가 결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 최 대변인은 "외교부를 포함한 행정부로서는 판결의 시기, 내용 등에 대해서 예단하지 않고자 한다"며 "합리적인 해결 방안 모색 위해 국내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한일 간 소통 등 외교적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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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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