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있는 4개 문화재단 워크숖이 지난 주 있었다. 4개 재단의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다. 세종시문화재단 대표로서 이들에게 격려하는 시간이 있었다.
풋풋함이 묻어 나는 신입직원들에게 무슨 말을할까 고심하다 3개의 주제어를 선택했다. 열정, 사랑 그리고 민주와 자유가 그것이다.
물론 필자는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이기 때문에 그들과 대화도 당연히 노래로 진행했다.
오늘은 3개의 주제어 중 '사랑'에 해당하는 부분을 선택했다.
40여년전 이들과 비슷한 나이에 경험했던 나의 '님'들에 대한 고백같은 노래, '마음'을 소개한다.
상대방에게 '마음을 준다' 또는 '마음을 연다'라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내게 있어 '님'이란 항상 중의적으로 쓰인다. 실제 내가 사랑하는 연인으로서 '님'과 내가 바라고 염원하는 정신적 가치로서 '님'이 있다.
어떤 '님'이든 쉽게 오지 않는다. 내게 슬픔도 주고 눈물도 주고…
대학에 처음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번째 '님'이 나타났다. 멀리서 '님'이 걸어 오는 모습만 봐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쩌다 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도 바보처럼 웅얼거리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더욱 아팠던 것은 상대방이 마음을 열어 주지 않는 거였다. 그렇다고 똑 부러지게 아니라고 표현하지도 않으면서…
두번 째 '님'은 5.18을 겪고 난 후에 내게 나타났다. 처음에는 희미한 모습으로 다가 왔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구체적으로 마음속에 각인 되었다.
나는 한참 뒤에 알았다.
두 '님' 모두 건너야 할 강, 그리고 언덕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연인을 그리는 마음속 강물은 새벽 안개처럼 얼핏설핏 보였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겨우 강물을 건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큰 언덕이 기다리고 있다.
'민주와 자유'라는 '님'은 5.18을 지나면서 사라졌다 나왔다를 반복하더니 이제야 꽃단장을 하고 수줍은 새색시처럼 내 앞에 앉아 있다.
"마음의 이 강물을 건너 가고 싶어요
마음에 이 언덕도 올라 서고 싶어요
나의 영원한 님이여
이제 내게로 오라
마음의 모든 것이 기쁨되고 싶어요
....
슬픔의 이 마음도 돌려 보고 싶어요
눈물의 이 마음도 바꿔 보고 싶어요
나의 서러운 친구여
이제 내게로 오라
마음의 모든 것이
기쁨되고 싶어요“
가장 절절한 마음으로 '님'을 노래했다. 강물이 더 깊어지고 언덕이 더 높아져도 '님'께 가는 길을 잃지 않도록 더 강해져야겠다. '님'께 가는 나의 길 깊고 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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