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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논의는…이준석 가처분 인용으로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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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논의는…이준석 가처분 인용으로 '물거품'

법원 결정 따르는 방법 찾아야…"당내 갈등 극복" 결의문 채택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중인 국민의힘이 집권 이후 처음 연 1박 2일 연찬회에서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차기 전당대회의 시기를 논의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정오께 서울남부지법이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비대위 직무집행이 정지되면서 전당대회 시기 논의 자체가 무색해졌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5~26일에 걸쳐 열린 연찬회 마지막 시간인 자유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정한 건 없다. 다만 의원들의 자유로운 의견을 청취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논의 내용에 대해 박 대변인은 "전당대회 (시기)를 지금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1월 말 2월 초(로 하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걸 좀 당겨서 해도 상관 없다', '당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전당대회 시기를 당겨야 한다' 이야기하는 의원이 있"는 한편 "지금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전당대회를 했을 때 국민에게 외면당할 거다' 그런 우려를 표한 의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의원과 '내년 1월 말 2월 초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의원의 비율에 대해 박 대변인은 "(전당대회 관련 의견을) 말씀하신 의원 수로 비율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각자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시기가 있으실 텐데 모든 분들이 의견을 비율이 어느 정도 된다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지금 발언하신 분들을 보면 전당대회를 당기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유력한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자유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하루빨리 비정상적 시스템을 청산하고 정상적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된다. 그래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힘이 생긴다"며 평소 주장하던 조기 전당대회론을 재차 강조했다.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박수영 의원도 이날 자유토론 중간 잠시 회의장 밖으로 나와 기자들과 만났을 때 "내년부터는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힘을 받아서 일하실 수 있도록 금년에 (전당대회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처럼 연찬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비대위에서의 논의와 의결을 거쳐 전당대회 시기를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낮, 서울남부지법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 정지를 결정하며 비대위 체제 자체가 부정돼 차기 전대 관련 논의는 그 전제부터 재논의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전국위는 당원 중 1000인 이내로, 상임전국위원회는 50인 이내로 구성돼, 1만 인 이내로 구성되는 전당대회에 비해 민주적 정당성이 작다고 할 수 있다"며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의 의결로 수십 만 당원과 일반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전당대회에서 지명된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의 지위와 권한을 상실시키는 것은 정당의 민주적 내부질서에 반한다"고 비대위 전환 결정 자체를 무효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 결정문의 취지를 거스르지 않는 대응 방법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의 복귀 △권 원내대표 사퇴 후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해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기는 방법 △당헌 14조 2항에 따라 상임전국위 의결로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 정도로 좁혀진다. 앞서 주 비대위원장 등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이 나더라도 절차적 하자만 보완하면 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법원이 이례적으로 '절차'가 아닌 '결정의 실체적 내용'애 대한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당정 대거 참석한 연찬회 뒤 국민의힘 "당내 갈등 극복하고 민생 정당 거듭날 것"

이번 연찬회에서는 차기 전당대회 계획 외에도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 운영 방향 등 관련 논의도 오갔다. 이를 위해 연찬회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1명, 장관 16명, 차관 23명, 외청장 24명이 참석했고, 전날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모여 분임 토의를 하기도 했다.

1박 2일의 연찬회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이날 국민의힘은 당내 갈등을 극복하고 민생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의 대한민국 위기 속에 민생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 못했다. 당내 갈등으로 심려만 더 끼쳐드렸다"며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해 주신 절절한 마음을 잘 알기에 사죄드리고 철저히 반성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경제 회복과 서민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정당, 국민정당으로 거듭난다", "여야협치를 넘어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든다", "민간 분야의 규제 혁신을 이루고, 연금·노동·교육 분야 개혁을 추진하여 모두의 내일을 준비하는 대도약을 선도한다"고 결의했다.

권 원내대표는 결의문 발표 자리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를 감쌀 경우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건강한 당정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의 관계에서 잘못한 것은 바로 지적해야 한다. 그게 당과 정부가 함께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전날 저녁 권성동 원내대표가 출입기자단과의 저녁 술자리에서 노래를 한 영상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올라오고 당내 일부가 이를 문제삼은 데 대해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한 분들에게 큰 유감"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는 연찬회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충남 천안까지 먼 거리를 취재하러 온 기자단 만찬 자리를 찾아가 감사 인사를 한 것이고 기자들이 노래를 권유해 거절할 수 없어 응한 것뿐"이라고 했다. '금주 연찬회에서 음주가무', '연찬회장에서 당직자와 술자리' 등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는 이준석 전 대표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녁에 또 술도 한 판 하셨더라"며 "통제 안 되는 집단"이라고 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지지 성향인 김동하 서울시당 부대변인도 SNS에 쓴 글에서 "미친 것이냐? 이러니 지지율이 뚝뚝", "이 당은 미래가 없다"며 "윤 대통령님, 또 '체리 따봉' 주시죠"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이 26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결의문 낭독을 마치자 참석 의원들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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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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