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면 신창리 인접 수면에 약 70억 원 규모의 예산을투입해 조성된 제주 수중테마 공원이 방치된 채 표류하고 있다. 수중테마 공원에 조성된 33개 유형의 조형물 114개 중 37개(30%)가 파손되거나 조형물 일부가 탈락된 채 방치돼 있고, 9개의 조형물은 확인조차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수중테마공원 내에는 철판이나 철재구조물 등 약 360여 kg의 폐기물이 흩어져 있어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2011년 완공된 제주 수중테마 공원은 제주 바다목장 사업 추진 과정에서 조성됐다. 제주도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한 달간 1천2백만 원을 들여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 의뢰해 수중테마 공원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중테마공원 내에는 돌하르방 등 33개 유형의 조형물은 최저 수심 17m에서 최고 21m 수중에 A구역(수심 17~19m)과 B구역(수심 19~21m)으로 나뉘어 동남쪽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2열에서 3열로 배치됐다.
전체 33개 유형으로 조성된 조형물 중 총 114개가 확인됐으며, 파손 및 탈락된 조형물은 37개로 관찰됐다. 도면에 있는 조형물 9개는 원래 위치에서 이탈해 찾지 못했으며 침하 또는 매몰된 조형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구역별로 살펴보면 A구역에서는 총 12개 유형 중 56개의 조형물이 확인됐다. 이 중 목 부분 등이 부러져 나가 탈락하거나 파손된 조형물은 설문대, 돌하르방, 동자석, 모녀상 등 24개다. 기존 도면에 있던 돼지(대) 2개, 돼지(소) 9개는 찾지 못했다.
B구역에서는 총 21개 유형 중 58개의 조형물이 확인됐다. 이 중 조형물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 탈락하거나 파손된 조형물은 바둑 테이블, 미니피라미드, 쌍버섯상, 돌고래상 등 13개다. 특히, 이곳에서는 바닥판과 산책로 가드레일 대부분이 파손되는 등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 2003년 해양 생태환경 복원을 위해 울진 통영 태안 여수 제주 등 5개 지역 연안에 시범바다목장 사업을 추진했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 용수 용당 두모 신창 금릉 등 6개 마을 24k㎡ 연안에는 국비 350억 원이 투입돼 인공 어초와 치어 등이 방류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10년 바다 목장 사업으로 복원된 해양 생태 환경 체험과 관광 인프라 구축, 마을 공동 수익 창출을 위해 신창리 인근 해안 4만㎡(4ha) 수면에 약 25억여 원을 투입해 제주 수중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사업을 넘겨 받은 후 38억 여원을 추가로 투입해 수중테마파크사업을 완료했다. 해수부가 제주 수중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두 기관에게 배정한 예산만 약 70억 원에 달한다.
제주도는 지난 2018년 해수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으로부터 시범 바다목장 수중 시설을 넘겨 받았다. 그러나 도는 수중테마공원을 관리할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국민 혈세를 투입해 만들어진 시설이 예물단지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수중테마파크 공원 관리를 위한 별도의 예산이 편성된 건 없다. 다만, 바다목장 어초·어장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들여다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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