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남한서 코로나 유입 "보복조치" 엄포…통일부 "억지 주장, 강한 유감"

북한이 코로나 19 종식을 선언한 가운데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남한에서 살포된 대북 전단으로 인해 북한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다며 보복 조치를 공언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억지 주장"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11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인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토론자로 나서 "이번 방역투쟁은 단순한 악성비루스(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아니였다. 그것은 적들과의 실제적인 전쟁이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가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대결광증이 초래한 것"이었다며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우려하고 남조선(남한)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으며 경위나 정황상 모든 것이 너무도 명백히 한 곳을 가리키게 되였는 바, 따라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비루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많은 나라들이 악성비루스에 오염된 물체와의 접촉에 의한 전염병전파의 위험성에 대해 다시금 인식하고 보다 효과적인 방역조치들을 강구하고 있는 시기에 남조선 것들이 삐라와 화폐, 너절한 소책자,물건짝들을 우리 지역에 들이미는 놀음을 하고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규정했다.

김 부부장은 "단 한 명의 악성비루스감염자나 단 한 개의 오염된 물체도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을 전염시키고 엄중한 방역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남조선지역으로부터 오물들이 계속 쓸어 들어오고 있는 현실을 언제까지나 수수방관해 둘 수만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반드시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한다. 이미 여러가지 대응안들이 검토되고 있지만 대응도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며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 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 김여정 당 부부장이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동신문

대북 전단으로 인해 북한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김 부부장의 주장은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 억지성 주장으로도 평가할 수 있는 전단 유입설을 북한이 계속 강조하는 배경에는, 위기 상황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려는 전형적인 정권의 행태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북한이 지난 2020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면서까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대북 전단 문제를 코로나 바이러스와 연결시킴으로써, 향후 전단 살포를 저지하겠다는 의도도 반영돼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김 부부장이 코로나 유입경로에 대해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우리 측에 대해 무례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 당과 정부는 현 방역상황을 평가하고 과학연구부문이 제출한 구체적인 분석자료에 근거해 나라에 조성됐던 악성전염병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 시각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정부(북한)를 대표해 영내에 유입됐던 신형코로나바이러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했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왁찐(백신) 접종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 확산 사태를 이처럼 짧은 기간에 극복하고 방역 안전을 회복하여 전국을 또다시 깨끗한 비루스 청결 지역으로 만든 것은 세계 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자평했다.

북한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방역 등급 조정 수준이 아닌 방역 승리를 언급한만큼 그동안의 방역 성과에 대해 높은 수준으로 자평했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산 상황을 언급한만큼 주민 대상으로 방역 긴장감을 계속 강조하면서 방역 조치가 급격히 변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