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가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의 박사 학위 논문에 부정 행위가 없다고 결론 내자, 주요 대학 교수들이 "세 살 어린아이가 봐도 가공할 수준의 표절"이라며 대대적인 검증을 예고하고 나섰다.
한국사립대학교수연합회·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등 13개 교수단체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대는 '일부 타인의 연구내용 또는 저작물의 출처표시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고 표절을 인정하면서도 '표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정을 내렸다"며 "남의 물건을 훔쳤는데 도둑질은 아니라는 식이다. 극단적인 형용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교수단체는 "특히, 문제가 된 박사 학위 논문의 경우 언론 기사를 거의 그대로 베낀 대목이 다대하다. 타인의 블로그에 게시된 문장을 인용표기 없이 그대로 옮겨 적은 케이스도 매우 많다"며 "자신이 발표한 선행 논문 2편을 자기표절한 정황도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 살 어린아이가 봐도 가공할 수준의 표절이다. 이런 수준 미달의 논문에 대하여 국민대는 1년여에 달하는 조사 결과 '문제 없음' 또는 '검증 불가'라는 어이없는 발표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수단체는 국민대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민대가 대명천지 21세기에 누가 봐도 명백한 표절 논문에 대하여 뻔뻔하기 짝이 없는 '면죄부'를 발행한 까닭은 무엇인가? 학문적 양심을 싸구려로 팔아넘기는 행태가 무사통과할 것이라 감히 자신한 배경은 무엇인가?"라며 "이 점에서 이번 국민대의 결정은 대한민국 모든 연구자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권력의 압박에 특정 대학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생존본능으로 이해하기조차도 어렵다"며 "학문의 상식을 뭉개고 가치를 짓이기는 작태까지 어찌 용납될 수 있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이에 교수단체는 △국민대·교육부의 표절 의혹 판정 배경 및 세부 절차 공개, △김건희 전 대표 박사학위 즉각 박탈,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전 대표의 입장 발표 등을 요구했다.
향후 교수단체는 '범학계 국민검증단'(가칭)을 구성해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등에 대한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검증 대상이 될 논문은 국민대가 검증했던 논문 4편과 숙명여대가 검증하고 있는 논문 1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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