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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입학' 추진에 교육단체 "아이들 권리와 행복권 박탈하는 졸속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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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입학' 추진에 교육단체 "아이들 권리와 행복권 박탈하는 졸속정책"

교육부, 만 6세→만 5세 취학 연령 하향 방침 발표...보육 공백·조기 경쟁 등 부작용 우려 목소리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을 추진하자 교육계는 물론이고 학부모, 정치권까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전교조부산지부, 학부모연대 등 24개 시민단체는 4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 5세 초등 입학 정책을 즉각 철회하라"고 규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새 정부 업무계획을 보고하면서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낮추는 학제 개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교육단체는 보육 공백과 조기 경쟁이 우려된다며 즉각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만 5세 조기 입학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권리와 행복권을 박탈하는 것으로 교육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며 "국민적 합의 없이 내놓았던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유아와 학부모, 교사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한 해당 정책이 산업인력 양성에 치우친 현 정부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것이란 지적도 제기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업무보고에서 아이들을 미래의 '산업인력'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 이는 산업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만 5세 유아부터 조기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다"며 "경제 인구를 늘리기 위한 정책으로 경제적 논리로 교육을 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 부산지역 교육단체가 4일 오전 부산시청 앞에서 만 5세 입학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레시안(홍민지)

학부모·교사들, 조기 입학 개편안 놓고 일제히 반발…유치원·학교 현장까지 혼란 초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A 학부모는 "저같은 워킹맘 처지에 놓인 부모에겐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은 축복보단 걱정과 불안한 마음이 먼저 앞설것이다"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낼때 부모의 선택에 따라 저녁까지 돌봄이 보장되지만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돌봄교실 경쟁이 치열해 들어가기 어려운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 뒤처질까봐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한글을 떼서 보내는 것이 대부분 엄마들의 희망이자 과제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선행 학습을 시키는데 입학 나이가 앞당겨지면 조기교육도 그만큼 앞당겨져 사교육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될게 불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B 씨도 "대한민국 학생들은 과도한 경쟁과 학습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인데 조기 입학을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게 아니다"며 "1학년 교실만 둘러봐도 1월생과 12월생의 아동 발달 격차가 매우 큰데 무리하게 조기 입학을 시키면 오히려 학습 격차만 더 키울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진보당 부산시당 "윤석열 정부는 졸속적인 입학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

교육계 밖에서도 이번 정책 추진이 무엇보다 절차상으로 잘못된 졸속 행정이라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입장문을 통해 "아이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인 교육 정책을 아무런 논의도, 협의도, 검증도 없이 날벼락치듯 내놓았다"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특히 "작년 기준 초등돌봄교실에 들어가지 못한 대기자만 전국적으로 2만여 명이 넘는데 이러한 현실을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만 5세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겠다는 것 외에 어떤 계획도, 대책도 없이 무책임한 교육정책으로 공교육에 파장을 일으키며 학부모들을 불안으로 내몰고있는 윤석열 정부는 졸속적인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교육부는 대국민 설문조사 등으로 전반적인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반발이 거센데다 국회에서 법안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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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지

부산울산취재본부 홍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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