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가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첫 정기 인사에 대해 새롭거나 차별성이 없는 퇴행적 인사라고 혹평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는 4일 논평을 내고 이번 정기 인사는 그동안 지적돼온 공정하지 못한 근무성적 평정, 회전문 인사, 공평한 순환 근무 미이행, 개방형 직위로 포장된 선거 공신 챙기기, 하위직 공직자의 인사 고충 상담 채널 부재 등 과거 도정을 답습한 내로남불의 전형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무원 노조는 우선 "양 행정시장 임명과 일부 개방형 직위제 공모는 전문성이나 능력보다는 선거캠프 출신 공신들이 보은인사로 채워지고 있고 그동안 공무원 노조에서 주장해 왔던 개방형 직위 최소화 요구도 무시한 과거 도정과 차별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잘못된 관행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지사와 사적 친분으로 비서실 단순 업무에는 별정직 8명(5급 3명, 6급 3명, 7급 2명)이 외부에서 특별 채용돼 근무 중에 있다"며 "보통 9급에서 최소 5년 이상 근무해야 7급, 10년 이상 6급, 20년 근무해야 5급으로 승진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적 특별 채용은 공직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상실감과 열심히 근무하는 내부 공직자들의 공분은 물론 공정과 상식을 저버리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공무원 노조는 또 "단지 도청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행정 시에 근무하는 동기들보다 먼저 승진해 행정 시 공무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쌓여 가고 있다"며 근무처에 따라 균등한 승진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아직도 부서장이 개인적인 주관적 판단에 의한 공정하지 못한 근무평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객관적인 평정 기준을 명확하게 수립해 실적과 성과 위주의 인사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위직 인사고충 해소를 위한 꼼꼼한 대화 채널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공무원 노조는 "아직도 제주 공직사회는 직장 내 인사고충 상담이 형식적"이라며 "힘없고 빽없는 공직자가 비빌 언덕이 많지 않다. 꼼꼼하고 실효성 있는 인사고충 대화 채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직장 갑질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하고, 정상적인 직장 생활과 인간관계까지 위축돼 이직을 고려하는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무한 고통분담 강요로 노동조건이 점차 열악해져 청년 공무원이 직장을 떠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공무원 노조는 "작년 한해 4만 4천여 명 퇴직 공무원 중 5년 이하 퇴직 공직자는 1만 1천명(25%)으로, 지난 5년간 과로사를 당한 공무원은 113명이 발생했다"며 최근 스트레스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과로로 사망하는 청년 공무원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위직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모든 직종에 차별 없는 공평한 승진 기회를 제도화할 수 있도록 ‘근속승진제도’ 도입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며 "하위 공무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공직 내 갑질 문화 청산을 위한 노사 TF팀 구성’과 더불어 ‘읍·면·동 하위직 공무원 간담회 정례화’ 등을 통해 인사고충을 현장에 듣고 해결해 나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3일 올해 상반기 정기 인사 규모인 747명에 비해 286명이 적은 하반기 정기 인사를 발표했다. 정기인사 규모는 총 461명으로 승진 126명, 전보 333명, 신규 2명이다.
도는 이번 인사에 대해 "코로나19 및 지역 경제 위기 극복과 현안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도민 중심 일하는 도정’으로 체감형 정책 추진에 무게가 실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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