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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교사들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철회하라"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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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교사들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철회하라" 촉구

진보·보수 성향 불문… "교육현장 무지한 탁상행정 전형" 비난

교육부가 최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앞당기는 학제개편안 추진을 발표한 가운데 경기지역 교사들이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일 경기교사노동조합은 "교육부는 국민이 원하는 역할에 집중하겠다면서 그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고 있다"며 학교현장의 의견 수렴을 강조했다.

▲1일 경기교사노조가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만 5세 초등 취학 반대집회’에 참석해 정부의 학제개편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경기교사노동조합

경기교사노조는 "아이들은 나이에 맞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교육을 통해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며 "그러나 이번 정책에서 아이들은 경제를 살리기 위한 산업인력으로 치부되고, 교육의 가치와 신념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도 만 5세에 조기입학이 가능함에도 학부모들이 조기입학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며 "모르면 물어봐야 하며, 만 5세 취학정책을 내놓기 전에 초등 입학 후 적응문제 및 유아기 월령 차이와 만 5세 취학에 대한 적합성 연구결과를 검토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민을 존엄한 개인으로 보지 않고, 교육을 교육적으로 보지 않는 이번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며 "교육부 장관은 정책을 내놓기 전에 학교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은 미래 일꾼을 키워내는 일이 아닌, 인간답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한 인간의 내면을 채워가는 일"이라며 "유아기의 정서 발달은 평생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도 "만 5세 초등 취학은 경제논리만 앞세워 유아의 특성과 발달을 무시하는 것으로, 오히려 조기 사교육만 조장하고 유아의 행복권을 박탈할 것"이라며 "학부모와 교육계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학제개편 추진에 분명히 반대하며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총은 "이 시기 유아의 경우, 1~2개월 차이만 나도 큰 발달 격차를 보이는 현실인데 연령이 다른 유아를 일률적으로 한 교실에 몰아넣은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 만 3~5세 유아는 발달 단계에 따라 놀이 중심 누리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교실 크기와 형태를 비롯해 화장실과 급식 등 시설 환경도 해당 연령 유아들의 심신 상태를 고려해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도 깊은 고민이나 의견조사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교육부의 태도는 무책임한 행정이자, 교육현장을 모른 채 진행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경기교총은 2019년 기준 OECD 38개 국 가운데 26개 국의 초등 취학 연령이 우리나라와 같은 만 6세인 점과 만 7세인 국가도 8개 국인 반면, 만 5세인 국가는 4개 국에 불과한 점 등을 비판의 근거로 제시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 학제개편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도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경기전교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학제 개편 발표는 역대 그 어떤 교육정책보다 밀실에서 급조한 것으로, 유아와 초등학생 발달단계를 도외시한 정책"이라며 "유아에게 초등학교 책상에 앉아 40분씩 집중하라는 것은 폭력이자, 국가가 행하는 아동학대"라고 비난했다.

또 "국가와 사회는 어린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게 할 의무는 있지만, 유아가 놀이할 1년의 시간을 박탈할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며 "박 장관은 이번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시간을 갖고 충분히 논의한 뒤 실시해도 늦지 않다"고 꼬집으며 즉각적인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사립유치원 현장의 반응도 이들 교원단체들과 같았다.

㈔경기도유치원연합회는 "만 5세 유아를 초등학제에 편입하겠다는 것은 만 5세 유아의 발달 특성을 무시한 근시안적인 정책"이라며 "유아는 발달 특성에 적합한 환경 속에서 놀이와 일상생활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이자, 가정에서의 돌봄과 기관에서의 세심한 교육과 정서적 안정감이 필요한 시기"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경유연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유·보통합’도 산적해 있는 논제가 다수인 상황에서 ‘K-학년제 도입’은 유아교육 현장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며 "정부는 학제 개편보다는 유아교육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정책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시행해 유아 발달 시기에 적합한 교육현장 구축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새 정부 업무계획을 통해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현행 만 6세에서 만 5세로 1년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추진, 이르면 2025년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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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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