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핵심이었던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유죄를 받았던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가 차기 대구경북연구원(대경연구원) 신임 원장으로 내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대경연구원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원장 후보자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중 소설가인 류철균 전 이화여대 교수를 적임자로 정하고 신원조회 절차를 밟고 있다. 류철균 교수는 필명 '이인화'를 쓰는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결격 사유가 없으면 다음 달 초 3년 임기의 대구경북연구원 12대 원장에 취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류 전 교수가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인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2018년 5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형을 확정 받았고, 국정농단의 관련자란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단체가 취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의 시민단체인 우리복시시민연합(복지연합)은 27일 성명서를 통해 “이런 인물이 차기 대경연구원장으로 이름이 오르는 것부터 시·도민은 치욕적이고 모욕적인데, 2억여 원의 연봉까지 줘 가며 국정농단 범죄자를 대구·경북의 출연 정책연구기관의 수장으로 낙점했다고 하니 숨이 막힐 지경이다”고 직격했다.
이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아무리 메타버스 산업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이런 인사를 강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도민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일이다”라며 “특히 국정농단 관련자가 대경연구원장으로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촛불을 든 대구·경북의 시민사회와 시·도민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복지연합은 “(과거부터)대경연구원은 대구시와 경북도에 지나칠 정도로 눈치 본다는 비판 등으로 인해 시·도민에게 밀착된 정책연구기관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이번 인사 파동을 겪으면서 성찰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길 바란다”며, “이철우 지사는 문제 인물 임명을 두고 ‘여론 간 보기’를 멈추고 임명을 당장 철회하길 바라며, ‘여론 간 보기 정치’는 이철우 도지사의 최대 악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복지연합 관계자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류 전 교수 임명에 반대하다 이철우 도지사의 설득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홍 시장도 류 전 교수 임명의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홍 시장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대구경북연구원은 지난 1991년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출연한 정책연구기관으로서 30년 넘게 대구·경북의 산업 및 경제, 도시계획, 교통, 농·수산업, 복지, 문화·관광, 교육, 행·재정,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시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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