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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권한 밖 산하기관 통폐합 추진… 산업부 반대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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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권한 밖 산하기관 통폐합 추진… 산업부 반대에 제동

대구시 독단으로 '디자인진흥원 해산' 추진에 산업부 '반대'

홍준표 시장이 25일 대구시의 '산하기관 통폐합 완료'된 것처럼 말했는데, 실제로는 성급하게 일을 추진해 뒤탈이 생기는 모양새다.

홍 시장은 산하기관 통폐합의 일환으로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이하 디자인진흥원)의 해산에 나섰는데, 이는 대구시장의 권한 밖 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급한 일 추진… 뒤탈 생기기 쉬워

홍 시장은 공공부문 구조개혁으로 디자인진흥원을 해산하고, 그 역할을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가 수행하는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법안의 제출 요건을 갖추지 못해 이달 임시회 처리가 불가능해지자,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대구시의원들이 대신해 '의원 발의'했다.

홍 시장은 "급속을 요하는 기관 통폐합의 경우 복잡한 정부 절차를 거치기보다는 통상 당정회의를 거쳐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되기도 한다"라고 했다. 시 산하기관 통폐합이 '급속'하기에 '복잡한 절차'를 피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시가 급박하게 산하기관 통폐합을 추진하자 지역사회 곳곳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입법절차의 준수는 그 자체로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것이고, 자치법규가 더 합리적이며 수용성이 높은 결론에 도달하는데 이를 간과해 뒤탈이 난 모양새다. 

대구시, 디자인진흥원 '해산 권한·사유' 없어

윤권근 시의원(성당·두류·감삼)이 발의한 [대구테크노파크 운영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는 디자인진흥원을 해산하고, 진흥원을 대구테크노파크의 일부 조직으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산업부와 협의를 통해 통폐합을 진행할 예정이다"면서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디자인진흥원 이사회가 해산을 의결해주면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시의 입장과 달리 디자인진흥원과 같은 비영리 재단법인의 해산은 [민법] 제77조 '법인은 존립기간의 만료, 법인의 목적의 달성 또는 달성의 불능 기타 정관에 정한 해산사유의 발생, 파산 또는 설립허가의 취소로 해산한다'고 명기돼 있다.

디자인진흥원 정관에는 해산사유, 존립기간이 없으므로 '법인 목적의 달성·파산·설립허가의 취소'로 해산이 가능하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 장은 [지방출자출연법] 에 따라 '파산한 경우, 법원 명령에 따라 해산 사유가 발생한 경우'등의 사유를 갖추면 출연기관에 해산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관련 법령에 따른 사유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과 정당한 사유가 있다 해도 산업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한데 시는 산업부와 사전에 협의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디자인진흥원 해산은 [민법],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및 그 소속 청장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재단법인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정관] 등에 따라 '산업통산자원부'의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조례의 부칙 조항에 따라 해산되는 것은 아님'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지역 시민단체 등 지적과 우려에도 대구시는 오는 10월에는 통합된 조직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법인 해산과 관련해 법원의 검사·감독을 받는다"며 "대구시가 적법한 해산의 사유 없이 일을 밀어붙인다면 법적 소송에 휩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구시의회의 해당 조례는 상위법령에 위반 소지가 있다. 자치법규의 체계나 내용은 위헌·위법 심사의 대상이다"며 "'취지가 좋더라도 위법한 '마음만 앞선 조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답을 정해놓고 짜 맞추기를 강요하면, 관계기관등과 직접 협의하는 시 공무원들은 오죽 힘들겠냐"라며 "시청 조직까지 대대적으로 개편해 업무를 담당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위헌·위법적 조례 제정과 그 시행에 따른 후유증은 오롯이 대구시와 시민 모두에게 그대로 돌아올 수 있다"고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수성구에서 사업을 하는 C 씨는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 사업 대부분이 특정 업체와 디자인 기업에 과도하게 유리한 구조라 통폐합에 찬성한다"라며 "대구TP로 통합됐을 때 지역기업들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홍 시장의 통폐합에 지지를 표했다.

한편, [대구테크노파크 운영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 대구시 공포를 앞두고, 해당 조례 '졸속 추진'에 대한 다른 문제점 제기도 계속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1일 취임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집무실에서 사무인수서에 서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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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현

대구경북취재본부 권용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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