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최안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22일 하청 노사 교섭이 타결된 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편지를 <프레시안>에 보내왔다.
유 부지회장은 지난달 22일 부터 대우조선해양 거제옥포조선소 1도크에서 건조(배를 만드는 행위) 중인 선박안에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철장에 시너통과 함께 몸을 넣고 용접해 투쟁해왔다. (관련기사 : 0.3평 철장에 자신을 가둔 노동자 "살 길을 열어달라")
유 부지회장은 다단계 하청구조로 이루어진 조선업 노동 구조상 최하위층에 속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지난 5년간 삭감된 임금의 원상 회복(30% 인상)과 노조 인정 등을 요구했다.
이날 교섭이 타결됨에 따라 유 부지회장은 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유 부지회장은 이송에 앞서 <프레시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 여러분께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처음이고 고맙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한 뒤 기자에게 국민들께 하고싶은 말을 적어봤다며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해당 편지에서 유 부지회장은 "조선소에서 비정규직법은 제도적 차별을 허용"했고 "임금체불을 구제하기 위해 마련된 대지급금 제도는 (하청업체의) 손쉬운 폐업"을 낳아 비정규 노동자의 불안한 삶을 가중했다고 지적했다.
유 부지회장은 사회보장제도 보호도 받지 못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으로 인해 "끊임없이 발생하는 피해자들이 흘리는 피눈물로 띄운 배로 세계 1등이 무슨 소용이냐"고 이번 파업에 나선 심정을 밝혔다.
아래는 유 부지회장이 보낸 편지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가 있어도
그 규칙과 제도들이 되려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왜곡되었다
그러다보니 조선소는 불법의 백화점으로 구조화되었고 하청노동자들에게 끈임없이 생지옥과도 같은
노동현실을 강요하였고 이 생지옥을 바꾸려는 마음는 우리를 노동조합으로 단결시켰다
조선소에서 비정규직법 보호법은 제도적 차별을 허용하고 상시적 노동자들에게 11개월마다
해고하고 퇴직금을 떼먹는 수단이 되었다
조선소에서 임금체불을 구제하기 위한 대지급금(체당금)은 업체대표들의 비상금이 되어
손쉬운 폐업으로 임금 체불과 상시적 고용불안을 위한 수단이 되었다
조선소에서 4대보험 체납 유예는 임금에서 공제한 4대보험료를 합법적 횡령하고도
피해를 더 키워 노동자들에게
월급이라도 받고 싶으면 열심이 일하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협박을 만들어 내었고
사회보장제도에서 우리를 소외시켰다
업체 폐업으로 임금이 체불되도 은행에가도 대출이 안되는 미친 조선소 노동
국민연금을 공제하고도 납부하지 않아
미래의 먹거리까지 강탈하는 미친 조선소
기본적인 임금조건과 고용조건이 이런 상황에서
땀 흘려 일하는 하청노동자들의 노동 현장은 어떻겠는가 회사의 욕심은 끝이 없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피해자들이 흘리는 피눈물로 띄운 배로 세계 1등이 무슨 소용인가
이대로 살 수 없어 이 상황을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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