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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차별금지법·사형제·국보법 폐지 구체적 방안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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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차별금지법·사형제·국보법 폐지 구체적 방안 제시하라"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제4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수립에 부쳐…

세계대전이라는 참화를 잇달아 겪은 국제사회는 1948년 12월 세계인권선언의 공포를 통해 "인류 가족 모든 구성원의 고유한 존엄성과 평등하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가 됨을 인정하고, 인권에 대한 무시와 경멸은 인류의 양심을 짓밟는 야만적 행위를 결과하였으며, 인류가 언론의 자유, 신념의 자유, 공포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향유하는 세계의 도래가 일반인의 지고한 열망으로 천명"되었음을 결의, 다짐하였다. 세계인권선언의 채택을 시발로 이에 기초한 국제인권규범과 이행체제를 마련함으로써 전후 '지속가능한 인간 존엄성 보장체제'를 실현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유엔을 중심으로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9대 인권조약의 채택과 각 조약기구의 창설과 운영이 그 실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권보장을 위한 '국제적 노력'과는 달리, 각 나라에서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군사쿠데타와 권위주의적 정치상황으로 인해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유린이 다반사로 발생하였고, 특히 '이행기'에 처한 저개발국가에서는 정치적 자유의 제약 외에도 경제적 양극화와 빈곤문제로 인해 광범위하고 심각한 인권문제가 야기되었다. 요컨대 각 나라에서 벌어지는 절박하고 시급한 인권문제에 비해 국제인권보장체제는 너무 멀리 있었다.

이에 1993년 유엔은 비엔나에서 '세계인권회의'(The World Conference on Human Rights)를 개최하고, 여기서 '비엔나선언 및 행동계획'(Vienna Declaration and Programme of Action, 이하 '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는 한편, 이를 수용할 것을 각 나라에 권고하기에 이른다. '선언'은 각 나라가 인권과 민주적 제도의 강화, 법의 지배에 의한 인권의 보호, 인권교육의 증진 등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National Action Plan for Human Rights)을 수립할 것("세계인권대회는 각국 정부에 대해 국제인권법규에 규정된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법의 정비와 인권보호와 증진의 역할을 담당하는 국내적 제도의 강화를 촉구한다." 선언 V.1.)과 '파리원칙*'에 입각한 국가인권기구(National Institution for Human Rights)를 각 나라별로 설치할 것을 주요내용으로 삼았다.

이후 2001년 5월 21일 유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위원회(CESCR, Committee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의한 대한민국 정부의 제2차 정기보고서 심의에 따른 '최종견해'에서 '선언'에 따라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였다.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2006년 대통령 훈령으로 '국가인권정책협의회규정'을 제정하여 법무부장관을 의장으로 하고,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국가인권정책협의회'를 구성하였다. 이를 통해 정부의 주요 인권정책에 대한 관계 부처 간 협의·조정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인권업무에 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을 효율적으로 수립·시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7월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권정책기본계획의 수립절차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 기반하여 '관계기관 협의'와 공청회 등 시민사회 의견수렴절차를 거쳐 법무부 차관이 의장으로 주재하는 국가인권정책협의회 실무회의에서 검토한 뒤 법무부장관이 의장으로 주재하는 국가인권정책협의회에서 최종 확정, 국무회의 보고 및 대외 공표를 통해 마무리된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은 인권의 법적 보호강화와 제도적 실천증진을 목표로 하는 범국가적 종합계획으로서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을 포함 전 세계 39개국이 수립, 시행 중이다. 대한민국은 제1차 기본계획(2007~2011), 제2차 기본계획(2012~2016), 제3차 기본계획(2018~2022)에 이어 제4차 기본계획(2023~2027)의 수립, 시행을 앞두고 있다.

올해 제3차 기본계획의 종료에 따라 '지속추진 과제'와 '새로운 인권개선 과제'를 도출하여 제4차 기본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제3차 기본계획에 대한 이행평가를 통해 주요 추진 성과와 문제점 및 장애요인, 미흡한 사항 등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여야 한다. 이러한 평가는 향후 법령 및 제도적 개선사항을 도출하는 한편, 정책과 관행, 인식의 변화를 꾀하는 데 필요한 시설, 예산, 인원 등 실질적 개선사항 등 향후 과제를 설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된다.

제4차 기본계획에는 인권보호 및 증진의 근본인 생명·신체의 보호 및 안전보장을 체계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정책기반을 구축하고, 소극적 자유로서의 자유권뿐만 아니라 적극적 자유로서의 사회권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도록 인권제도 간 연계성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제시되어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소수자의 인권을 우선적으로 보호, 증진하는 정책적 토대를 마련하고 국제인권규범의 적극 수용과 적용을 통해 공공 및 민간영역에까지 인권친화적인 환경을 확대, 조성하는 방안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국제인권사회가 대한민국 정부에 이미 여러 차례 권고해온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및 국가보안법 폐지,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등의 시급한 인권현안만큼은 조속히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제3차 기본계획에 대한 이행평가는 물론 제4차 기본계획 수립에 인권시민사회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한 시점이다.

* 파리원칙

1991년 파리에서 제정된 1993년 12월 UN 총회에서 국가인권기구의 설립에 관한 보편적인 기본준칙. 파리원칙에 의하면 국가인권기구란 형식상 각국의 헌법이나 법률에 근거를 두고 설립되어 인권의 보호와 향상을 위하여 특정한 전문적 기능(인권에 관한 법제도와 정부의 정책에 관한 자문 기능,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교육기능, 인권침해에 대한 조사기능)을 수행하는 기구로서, 입법적인 것도 사법적인 것도 아니라는 의미에서 행정적인 성격을 가지나 정책결정권과 집행권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행정기관과도 구별된다. 국가인권기구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이루어진 기존의 삼권분립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의 국가기구이다. 파리원칙에서는 헌법이나 법률에 보장된 독립성, 정부로부터의 자율성, 구성의 다원성, 광범위한 직무, 충분한 조사권한 및 재원 등을 국가인권기구로서의 필수적 자격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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