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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권 도전 공식화…'어대명' 현실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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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권 도전 공식화…'어대명' 현실화 하나

"책임은 문제 해결, 행동으로 책임지겠다"…"계파 정치 배격, 통합정치 하겠다"

"책임은 문제 회피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서며 내놓은 출마의 변(辯)은 당 내에 휘몰아친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대답이었다. 연이은 선거 패배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책임을 당 지도자로서 민주당을 재건하는 방식으로 지겠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 첫날인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 믿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선 패배 후 4개월, 6.1 지방선거 참패 후 한 달이 넘었지만, 이 의원은 그간 줄기차게 제기된 자신의 책임론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드디어 출마회견을 통해 책임론에 대한 정면 돌파 입장을 밝혔다. 책임론에 대한 입장을 출마의 변으로 삼기 위해 지금껏 말을 아껴왔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제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것 또한 당연하다"고도 했다.

그는 "많은 분이 저의 정치적 미래를 우려하며 당대표 도전을 말렸다"면서 "저 역시 개인 정치사로 보면 위험한 선택임을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면 총선 승리도, 지선 승리도, 대선 승리도 요원하다"며 "사즉생의 정신으로 민심에 온 몸을 던지고, 국민의 집단지성에 저의 정치적 미래를 모두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취임 두 달 만에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지만 민주당은 이 분노와 실망을 희망과 열정으로 바꿔 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2024년 총선의 승리도 민주개혁 진영의 재집권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시대적 과제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민주당을 바꾸고,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겠다"면서 "그 첫 시작이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친(親)이재명 대 반(反)이재명으로 갈린 당 내 상황을 의식한 듯 "계파 정치로 성장하지 않은 저 이재명은 계파 정치를 배격하고 '통합 정치' 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안의 차이가 아무리 큰 들 상대와의 차이보다 크지는 않다"면서 "낡은 관행과 이념, 우리 내부를 편 가르는 모든 것들과 결별하자"고 했다.

적수 없는 전장 뛰어든 이재명....단일화 아니면 '어대명'

이날 이 의원이 장고 끝에 결국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민주당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의 대항마로는 가장 먼저 '97세대(90년대 학번, 1970년대생)'이 꼽힌다.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은 주로 세대 교체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 다음으로 2, 3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들의 지지율을 다 합해도 이 의원에게 미치지 못하는 형국이다. '86세대(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김민석 의원,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동학 전 최고위원도 속속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역시나 이 의원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나마 대표적인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의 선전 여부가 눈길을 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이 당권 출마를 선언한 직후 연이어 출마 선언에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설 의원은 최근 친낙계는 물론, 친문재인계 의원들을 대거 만나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전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친문이 예전 같지 않고 구심점이 사라져 의견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라 힘이 모아질 것인지는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현재까진 이 의원에 맞설 적수가 없는 상황이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횡행할 정도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아도 이 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압도적이다. 당 내 의원 상당수가 친명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는 데다가,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이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 투표 30%를 반영하기로 한 점도 두터운 강성 지지층을 보유한 이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대명'을 막아설 변수는 단일화가 유일하다. 친명계 의원들을 제외하면 당 내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공감대가 큰 상황인 만큼, 단일화를 통해 '반명 원톱' 후보가 나온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나머지 후보들 간에도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단일화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관측대로 이 의원이 당선될 경우 이 의원은 차기 대선 로드맵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다음번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당 내 지지 기반을 더욱 확대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이 의원의 '대선 재수' 도전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민주당 역시 큰 수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게 제기한 '사법 리스크' 가능성에 대해 "제가 성남시장도 경기도지사 초기까지 제가 통계를 내봤더니 근무일 기준 4일 중 3일을 압수수색‧수사‧감사를 받았다"면서 "조용히 진실을 찾아서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꽹과리 치고 온 동네 소문내는 게 주 목적인 듯하다. 그게 지금 굿하는 무당인지 수사하는 검‧경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고발하고 그것에 동조해 검‧경이 수사하고 그걸 사법리스크라고 한다. 그것이야말로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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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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