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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단독 집권'이 대선 패배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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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단독 집권'이 대선 패배를 불렀다

[기고] 연정 노선 없이는 민주당의 집권 불가능하다

민주당 단독의 대선 승리는 없었다

이번 대선은 0.7%라는 미세한 차이로 결정되었다. 물론 정의당의 표가 더해졌다면 승패는 바뀌었다. 정의당의 모습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었지만, 특기할만한 점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의당에 ‘그 흔했던’ 단일화 요청을 했다는 소식이 끝내 들려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정의당은 끝까지 ‘완주’하였고, 우여곡절 단일화를 이뤄낸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다시 한번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에서 진보 진영에 대한 여론 지지도는 50%를 넘어서기 어렵다. 이제까지 진보 진영은 몇 차례 대선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민주당 단독으로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적은 없었다. 김대중은 유명한 DJP 연합으로 가까스로 당선되었고, 노무현 역시 정몽준과의 단일화 성사에 의해 간신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촛불 혁명으로 탄핵된 특수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는 물론 논외가 되겠지만, 이때에도 보수 진영의 분열로 인하여 승리는 보다 용이했다.

민주당 ‘단독 집권’, 불가능하며 동시에 위험하다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패배한 요인이 무엇인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필자는 대선 패배의 저변에 바로 민주당 정권이 보여준 권력의 독점, 독식이라는 근본적 문제가 존재하고 있다고 파악한다. 민주당은 객관적으로 세력이 강력하지도 못하고 동시에 실력과 능력은 대단히 부족하면서도 오로지 자파 세력으로만 권력을 독점하려 했던 것, 바로 이 지점에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었다고 판단한다.

촛불 혁명에 의해 탄핵을 이뤄내는 전 과정에서 사실 민주당의 기여도는 지극히 미미한 것이었다. 그것은 오로지 촛불시민들의 항쟁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촛불시민을 완전히 배제한 채 권력을 철저하게 독식했다. 더구나 그렇게 권력을 독식하면서 능력이 있는 인물 임용이 아니라 오직 자파 인맥과 자파 세력에 대한 충성도만이 중요했고, 그 기준에 따라 마치 전리품처럼 권력이 배분되었다. 부동산 정책을 이미 동일한 분야에서 철저히 실패했던 인물이 그대로 그 자리에 임명된 것을 비롯해 중국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인물들이 중국 대사로 잇따라 임명되었던 것 모두 권력의 독점과 독식으로부터 파생된 문제였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를테면, 탄핵의 중심의제 중의 하나였던 ‘세월호’ 문제도 흐지부지되었다. 민주당의 ‘단독 집권’은 너무나 위험했고, 대선 패배는 그 후과였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진지하게 독일 연정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일은 2차대전 이후 연방 정부는 물론이고 지방 정부를 포함하는 모든 정부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단독 정부를 구성한 적이 없다. 언제나 대연정 혹은 소연정으로 구성되었다. 나치 독재의 경험으로 독일에서는 한 정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데 대한 시민 사회의 반감이 강하게 작동했기 때문에 이러한 연정의 정치 문화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독일의 연정은 연정 파트너의 상호 존중 정치문화 속에서 투명하고 능력 있는 인사를 발탁함으로써 검증받은 인물이 국가 주요 관직을 맡아 업적을 내게 된다. 특히 이렇게 내부에서 견제, 감시와 동시에 협력이 이뤄지기 때문에 부정부패와 패거리 정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후 배출된 여덟 명의 독일 총리 중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 우리 정치계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단일화를 넘어 ‘연정 노선’이 수립되어야 승리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에서 진보 진영은 한 정당의 단독의 힘만으로 집권하기 어렵다.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일방적 양보’를 내용으로 하는 정치공학적 단일화의 차원을 넘어서 진정한 의미의 연정 전략이 분명하게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민주당 대선 패배의 평가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번 대선 패배는 민주당의 ‘실력’에 대한 냉엄한 대중적 평가이다. 오로지 ‘권력의지’로 충만된 정당만으로 승리할 수는 없으며, 반드시 정책적 실력 그리고 행정적 능력을 갖춰나가야 한다. 그와 함께 단일화를 넘어 연정 전략을 구사할 때 비로소 집권을 향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첨언하자면, 정의당 역시 연정 전략이 유력한 활로이다. 나아가 역대 대통령 대부분 득표율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연정이 우리 정치 전반을 근본적으로 혁신시키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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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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