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도 본격적으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비수도권은 물론, 수도권의 분양 경기 전망치도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이달 전국 분양 경기 전망은 70.9로 전달(87.9) 대비 17포인트 급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종이 지난달 100에서 이달 56.3으로 거의 반토막이 나는 폭락세를 나타냈다. 대전도 100에서 76.4로 급격히 추락한 모습이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나쁜 수준의 전망이 나타난 곳은 대구였다. 지난달 80에서 이달 42.8이 돼, 거의 반토막 났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점으로 앞으로 주택사업자들의 아파트 분양 전망을 긍정/부정적으로 나눠 나타낸다. 해당 지수가 100을 웃돌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까지 100을 웃돌았던 서울과 경기의 전망치도 이달 들어 100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의 분양 전망 지수가 105에서 93으로, 경기는 107.5에서 77.7로 각각 하락했다.
해당 지수를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나눠 보면, 비수도권의 분양 전망 지수가 지난달 84.7에서 이달 68.8로 떨어졌고, 수도권 역시 102.9에서 81로 급락했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의 급락세가 심상치 않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을 미미하게 받은 수도권 분양 시장 심리도 얼어붙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권지혜 주산연 연구원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한 공급자 부담"이 커졌고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택가격 하락 우려가 수요자에게도 부담"되는 상황이 지수 하락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분양 성적표를 보면 수도권에서도 이미 본격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5월말 기준 서울의 미분양 주택 물량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4월 21일~5월 20일) 서울의 미분양 주택 물량은 688채로 이전 달 360채의 두 배 가까운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분양 물량은 40㎡(전용면적) 이하 소규모 주택 280채, 40~60㎡ 주택 226채, 60~85㎡ 주택 182채였다.
지역별로는 강북구에 332채가 집중됐다. 마포구에서도 245채의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동대문구에서 69채, 강동구에서 33채의 주택이 미분양됐다. 서울의 '분양 불패'도 이번 부동산 위기를 쉽게 헤쳐나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앞으로도 대규모 주택 공급은 이미 예고됐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3기 신도시 개발이 확정되는 등 수도권에 대규모 공급이 예고됐다. 그러나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형국에 앞으로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아파트 분양가는 더 오를 것이 확실해,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이와 관련해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집값이 앞으로 1~2년 조정과 보합 국면"을 이어가고 "2024년부터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꿔 말하면 내년까지도 주택 시장 침체가 계속되리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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