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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공포에 뉴욕증시 '벌벌'…전문가 "美, 내년에 경기침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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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공포에 뉴욕증시 '벌벌'…전문가 "美, 내년에 경기침체 온다"

시장참가자들, 연준 금리 0.75%p 인상 전망…소비심리 악화로 침체 전망

뉴욕증시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약세장에 접어들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시장은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경기침체 가능성을 제한해 오던 소비자심리는 급락했고 물가는 오르고 성장률 전망은 내리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증대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8% 하락한 3749.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고점인 1월3일 주가(4796.56)에서 21.8%나 하락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한 달 사이 주가가 30% 가량 급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주식시장이 다시금 약세장으로 공식 진입했다. 테슬라(-7.1%)를 비롯한 기술 기업, 엑손모빌(-4.6%)을 비롯한 에너지 기업, 제너럴모터스(-7.8%)를 비롯한 제조기업 등 거의 모든 산업 부문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 2.79%, 4.68% 하락했다. 

이날 주가 하락은 지난 10일 발표된 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전망치 8.3%를 넘어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하며 1981년 12월 이후 4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라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빅스텝(0.5%포인트)'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5월 CPI를 보면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34.6% 뛰었고 식품 가격은 10.1% 오르며 물가 상승의 주요 동인이 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6%,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미 CPI는 4월 8.3%, 5월 8.6%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미국 휘발유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서면서 6월 물가상승률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자이언트스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지만 물가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를 보면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미 CPI가 발표된 10일 연준이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푸자 스리람 바클레이즈 경제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의 즉각적인 완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연료 가격에 기인해 향후 몇 달 동안 물가상승률이 8.8%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경제분석가들도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하지도, 안정기에 접어들지도 않았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으며 6월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고 미 CNN 방송은 보도했다. 제퍼리스 분석가들은 "연준은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최근의 (물가 급등)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씩) 급격히 인상한다고 비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를 보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직전 거래일인 10일 23.2%에서 14일 새벽 기준 97.2%로 뛰었다. 1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보고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의 대다수가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더 급격한 금리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을 변경했다는 의미다. 연준이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한 것은 앨런 그린스펀 의장 시절인 1994년이 마지막이다.

인플레이션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개한 38개 회원국의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9.2%에 달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4월에 7.4%를 기록했고 5월엔 8.1%로 뛰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9%에 달했다. 한국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4%다.

가파른 물가상승세에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통화당국은 줄줄이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16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며 9일 통화정책회의를 연 유럽중앙은행(ECB)도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오는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T 조사서 전문가 70% "미, 내년에 경기침체 겪을 것"…세계은행은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가 꺾임과 동시에 주가도 꺾이고 더 가파른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주식시장의 약세장 진입에 주목하며 약세장 뒤에 반드시 침체가 온 것은 아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S&P 500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약세장에 12번 진입했고 같은 기간 동안 12번의 경기침체가 있었다"고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시카고경영대학원 연구센터 이니셔티브온글로벌마켓(IGM)과 함께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경제학자 4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거의 70%의 응답자가 미국 경제가 내년에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4월까지 넉 달 연속 소매판매가 증가하는 등 경기를 방어해 왔던 소비자 심리의 약화는 경기 침체 전망을 강화한다. 10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전달보다 14%나 하락한 50.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 소비자조사국장 조앤 슈는 이번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46%가 부정적 견해를 밝힌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꼽았으며 절반이 가스 가격에 대해 자발적으로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발표된 5월 미국 민간부문 노동자 시간당 평균 임금은 5.2%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물가상승률에 못 미칠 뿐 아니라 상승세가 소폭 둔화됐다. 임금 인상은 가계 소비 활성화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임금 인상이 가격 인상으로 전이돼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물가 전망은 오르고 성장률 전망은 꺾이며 지난주 세계은행(WB)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은행은 7일 발표한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4.1%에서 2.9%로 낮추고 "우크라이나 전쟁·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공급망 붕괴·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계은행은 유가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재 상황이 오일쇼크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이 닥쳤던 1970년대와 유사해 보이지만 현재는 당시보다 유가 상승률이 낮고 그 때와는 달리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권한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들의 목표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일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금융 위기를 동반한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3.9% 떨어지며 전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공식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중개인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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