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철수 의원이 옛 국민의당 몫으로 추천한 2명의 최고위원 후보자에 대해 "많은 최고위원이 의아해 했다", "논쟁적일 수밖에 없는 명단을 줬다"며 다시 한 번 재고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15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초 안 의원에게 최고위원 2명 추천권을 준 취지는 "국민의당 출신 당원, 정치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었다며 "(안 의원이) 추천한 분이 누구인가 봤더니 한 분은 우리 당 정점식 의원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최고위원이 의아해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안 의원이 전날 정 의원을 추천한 이유를 "화합의 제스쳐"로 설명한 데 대해 "화합을 뭐 이렇게 하냐"라고 반문하면서 "애초 취지대로 국민의당 측, 안철수 대표와 고락을 같이했던 인사를 추천하는 게 아니라 우리 당 의원을 추천하는 건 의문"이라고 했다.
'친윤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정 의원의 최고위원 지명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안철수 의원과 친윤계는 아무 관계 없다. 정점식 의원 우리 당에서 싫어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이 추천한 또 한 명의 최고위원 후보인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위원장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합당을 통해 우리 당에 함께하시긴 했지만 대통령에 대해 굉장히 과격한 언사도 많았고, 또 아무리 협상 과정 중이라고 하지만 굉장히 날 선 발언을 통해 우리 당 구성원들에게 상처도 많이 주시고 이랬"다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논의되던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제 분수를 모르고 제멋대로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로 지칭했다. 윤 대통령과 안 의원 간 대선후보 단일화 협상이 어려움에 빠졌던 지난 3월에도 김 전 위원장은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다. 국민의힘 고쳐 쓸 수 없다. 청산 대상"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이 대표는 안 의원이 정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을 추천한 데 대해 "국민의당에 정말 훌륭한 분이 많은데 굉장히 논쟁적일 수밖에 없는 명단을 주시니까 저뿐만 아니라 다른 최고위원도 '이거 뭐야' 이렇게 반응한다"며 "김윤 위원장 같은 경우 (최고위원으로 지명)했을 때 굉장히 논쟁적인 상황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당 다른 인사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안 의원이 '재고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을 겨냥해 "이상하지 않나. 화합은 소통이고,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은 일방적 입장을 강행하는 것인데 (정 의원 추천이 화합의 취지라는 것은) 모순된 입장" 재차 압박했다.
안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 김 전 위원장 최고위원 추천을 재고할 뜻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의원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안 의원은 "한 당이 됐는데 국민의당 출신만 고집하는 것 자체가 화합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아 당 현역 의원 중 좋은 분인데 기회 못 가진 분을 추천한 것"이라고 했었고, 김 전 위원장의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선거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나올 수 있는 말"이라고 별일 아니라는 태도를 취했다.
향후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 인선을 조율하는 문제에 대해 안 의원은 "권성동 원내대표를 통해 저랑 함께 논의해보자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참석했지만, 둘이 함께 인사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안 의원은 행사장에 일찍, 이 대표는 행사 시작 후 조금 늦게 도착했고 두 사람 사이는 3~4개 좌석 정도 떨어져 있었다. 이 대표는 인사말을 마치고 바로 자리를 떴고, 안 의원은 포럼 주제 발표를 맡아 정오께까지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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