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한국 국민의 식습관이 크게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질병관리청의 <주간 건강과 질병> 15권에 실린 '우리 국민의 식생활 현황' 보고서를 보면, 2019년 31.3%이던 우리 국민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2020년에는 34.6%로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한 해 사이 3.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점심식사 결식률도 8.0%에서 10.5%로 증가했다. 저녁식사 결식률은 5.5%에서 6.4%로 증가했다. 저녁식사 결식률이 코로나19 발생을 전후해 증가하긴 했으나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질병청은 밝혔다.
질병청은 이 같은 변화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등교, 출근 제한 등이 불규칙한 식사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외출이 줄어듦에 따라 특히 가족과 함께 점심 식사하는 비율이 다소 올랐다. 2019년 가족과 함께 점심을 먹는 비율은 12.8%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20.5%로 증가했다. 아침과 저녁식사를 가족과 함께 하는 경우도 한해 사이 다소 증가했으나, 증가율은 미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식률도 감소했다. 2019년 하루 1회 이상 외식률은 33.3%였으나 2020년에는 이 비율이 28.0%로 감소했다.
하지만 가정에서 직접 음식을 해 먹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배달과 포장음식을 통해 외식업소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9년 가정에서 배달이나 포장 등으로 음식업소 음식을 섭취한 비율은 15.4%에서 2020년 18.7%로 급증했다. 라면이나 밀키트 등 편의식품을 섭취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5.0%에서 38.5%로 급증했다.
반면, 음식업소 음식 섭취 비율은 56.0%에서 52.8%로 감소했다. 외출을 자제함에 따라 나트륨과 지방 과잉 섭취 위험이 있는 외식 비중이 줄어들었으나, 결국 배달과 포장 등으로 가정에서 외식을 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2019년과 2020년 사이 가정식을 섭취한 비율은 78.7%에서 79.5%로 소폭 증가했다.
질병청은 이 같은 식습관 변화를 근거로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식생활 문제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도 바람직한 식습관 유지를 위한 영양관리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영양조사는 질병청이 매년 실시하는 국가 단위 조사다. 건강설문조사와 검진조사, 영양조사 등 3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조사 대상은 연간 약 192개 조사구에서 조사구당 20~25개 가구의 만 1세 이상 국민 1만 명이다.
질병청은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3~4월과 12월 조사가 일시 중단돼 검진조사는 180개 조사구에서, 영양조사는 163개 조사구에서만 실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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