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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환경 수업보다 급식에서 나오는 쓰레기 줄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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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환경 수업보다 급식에서 나오는 쓰레기 줄여달라"

청소년직접행동, 교육감 후보자들에게 학교 내 제로웨이스트 정책 전달

 서울 노원구 소재 노일중학교 3학년 이소은 씨는 학교 급식을 먹을 때마다 '쓰레기'에 대해 생각했다. 급식 한 번 먹는데 불필요한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급식에서 플라스틱 통에 담긴 요플레를 학생들에게 하나씩 나눠줘요. 이런 건 사실 대용량으로 사서 소분해서 주면 쓰레기가 덜 나올 수 있거든요. 당장 쓰레기가 대량으로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소분을 택했다는 학교의 정책은 학생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효과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소은 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청소년직접행동' 청소년 회원 20여 명이 모여 학교 내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정책을 만들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문제들을 같이 모여 이야기하고, 학교 현장에서 쓰레기를 줄일 대안을 논의했다.

▲소은 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청소년직접행동' 청소년 회원 20여 명이 모여 학교 내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정책을 만들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문제들을 같이 모여 이야기하고, 학교 현장에서 쓰레기를 줄일 대안을 논의했다. ⓒ프레시안(이상현)

그 결과 '교과서 표지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대체' 등 학생들의 생활과 밀접한 6가지 정책이 나왔다. 토론 끝에 만든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교육감 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청소년들은 학교에 현장체험활동 신청서를 내고 서울시교육청 앞에 섰다. 기후환경 공약이 실종된 교육감 선거에 청소년들이 직접 생각해낸 제로웨이스트 6가지 정책을 교육감 후보에게 제안했다.

그중 하나가 '학교 급식에 플라스틱 일회용기 사용 금지'다. 청소년직접행동은 "급식의 편리함을 이유로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후식류의 경우 대용량을 구입해 소분하는 등 학교 급식에서 개인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되지 않도록 금지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한 규격에 맞지 않는 생김새로 폐기 처분당하는 '못난이 농산물'을 급식에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정책도 제안했다. 청소년들은 "매년 못생긴 외형이나 잉여 생산을 이유로 폐기되는 농산물이 500만 톤"이라며 "잉여, 과잉 생산으로 인해 폐기 위기에 처한 농산물을 급식에 우선 사용해 식품 소각, 메탄가스 배출 등을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의 변화가 학생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진다

청소년들은 학교 내 제로웨이스트 정책들이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환경 교육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소은 씨는 "학교 급식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애호박을 사용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홍보한다면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고민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다"라며 "재미없는 PPT로 하는 학교 교육보다 실제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학교의 정책에 학생들은 훨씬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6.1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청소년직접행동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내 제로웨이스트 공약 6가지를 제안했다. ⓒ프레시안(이상현)

청소년들은 급식 정책 외에도 △교복과 체육복에 재활용 섬유 사용 △교과서 표지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대체 △모의고사 시험지 재생지 사용 △식물 유래 친환경 현수막 사용을 교육감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저렴한 대신에 재활용이 되지 않고 쓰레기가 되었던 기존 학교 생활 물품을 학교와 교육청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바꿔야한다는 제안이다.

청소년직접행동 대표 지훈 씨는 "학교에서 환경 수업을 들으면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라는 등 학생 개개인 실천만 강조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해결이 안 된다"라며 "학교 급식에서 나오는 잔반, 바로 버려지는 가정통신문 등 학교와 교육청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6월1일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서 기후·환경 공약은 실종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교육감 후보의 기후·환경 공약은 친환경 급식 등에 치중해있고, 추상적인 '환경 교육'만 공약했다는 지적이다. 학부모들이 주축인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을 책임지고 교육할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에서 기후위기와 관련된 공약이 제대로 없다"라고 지적했다.

청소년들 또한 교육감 후보들의 기후·환경 공약 부재를 비판했다. 청소년직접행동은 "우리 세대의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환경에 대한 정책이 교육감 후보들에게서 보이지 않는다"라며 "개인의 의식 변화, 환경 정화 활동, 보여주기식 체험학교 등의 방법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청소년직접행동 활동가들은 직접 만든 제로웨이스트 정책 제안서를 교육감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청소년직접행동 대표 지훈 씨는 "학교에서 환경 수업을 들으면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라는 등 학생 개개인 실천만 강조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해결이 안 된다"라며 "학교 급식에서 나오는 잔반, 바로 버려지는 가정통신문 등 학교와 교육청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책임을 학생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프레시안(이상현)
▲청소년들은 급식 정책 외에도 △교복과 체육복에 재활용 섬유 사용 △교과서 표지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대체 △모의고사 시험지 재생지 사용 △식물 유래 친환경 현수막 사용을 교육감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저렴한 대신에 재활용이 되지 않고 쓰레기가 되었던 기존 학교 생활 물품을 학교와 교육청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바꿔야한다는 제안이다. ⓒ프레시안(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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