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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쇄신론 편 박지현, 당내 '백래시'에 결국…"윤호중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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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연일 쇄신론 편 박지현, 당내 '백래시'에 결국…"윤호중에 사과"

"86그룹 '퇴장' 발언은 오해…최강욱 징계, 선거 전 처리 어렵다. 죄송"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최근 불거진 당 지도부 간 '쇄신 갈등'과 관련, 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들과 윤호중 위원장을 향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27일 밝혔다. 그러면서 당 내 거센 항의를 촉발한 86(80년대 학번, 60년대생) 그룹 용퇴와 최강욱 의원 징계 처리 문제에 대한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전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별도 회동을 통해 갈등을 봉합한 것으로 알려진 박 위원장과 윤 위원장은 이날 공동 합의문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날 입장문은 윤 위원장은 빠진 박 위원장 단독 명의로만 나왔고, 내용은 '합의'보다는 '수용'에 가깝다는 점에서 박 위원장이 그간 내비쳤던 쇄신 의지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공동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다만 "최강욱 의원 징계와 평등법 제정, 검찰개혁 입법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비롯해, 공식적인 회의에서 제가 제기한 사안들이 매번 묻히는 것을 보면서, 국민께 직접 사과하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을) 팬덤 정당이 아니라 대중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86 그룹 용퇴를 비롯한 쇄신안을 금주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고, 다음날인 25일에는 거듭 86 그룹을 향해 '아름다운 퇴장'을 촉구하는 한편,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인 최강욱 의원에 대한 비상 징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랬던 박 위원장은, 이날은 "586의 '아름다운 퇴장' 발언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진화에 나섰다. 전날에도 "당장 다 은퇴해야 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던 그는 "'586은 다 물러가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586 후보들은 사퇴하라는 주장도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혁신을 막거나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586은 물러나고, 남아 있는 586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독립적인 철학이나 가치 없이 선배 정치인을 따르기만 했던 청년들이 새로운 신념과 가치로 무장하고 당을 주도할 수 있도록 청년 정치를 도와달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 의원 징계 문제에 대해선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선거 전 처리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키기 못해 죄송하다"면서 "선거 전 징계는 힘들어졌지만, 6월 20일 합당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공동 비대위원장 체제이니만큼 독단적으로 비상 징계 권한을 사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당초 민주당 지도부는 최 의원의 성희롱 의혹에 대한 징계 논의는 정식 절차에 따라 당 윤리심판원에 맡기기로 했으나, 윤리심판원 절차가 길어지면서 지방선거 전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박 위원장은 어떻게든 선거 전에 유권자 앞에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며 지도부의 비상징계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좌절됐다. 

박 위원장은 대신 △윤리심판원의 기능 강화를 통한 당내 비리 무관용 원칙 적용, △차별금지법, 소상공인 손실보상,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장애인 인권보장법을 입법 등을 위한 '공약입법추진단' 운영 제안, △폭력적 팬덤정치와의 결별 등을 주장했다. 쇄신 의지를 완전히 내려놓은 게 아님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한다. 우리 당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쇄신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발표했으면 한다"며 "이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낡은 기득권 정치의 개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장이 이날 입장문을 통해 '갈등 봉합'에 방점을 찍은 만큼, 당 쇄신 작업은 지방선거 뒤에야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당 관계자는 "전날 두 위원장이 만나 현 상황을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해 이야기했으나, 쇄신안 세부 내용까지 다루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방선거 직전 민주당 지도부 사이의 갈등 상황은 가까스로 해소됐으나, 대선 패배 후 당의 혁신·변화·반성을 위해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인사가 자신의 소신을 주장하다가 결국 기존 당 주류 앞에 '사과'를 하는 풍경이 연출된 셈이어서 여론에 어떤 반향이 일지 시선이 모인다.

다음은 박 위원장이 이날 SNS에 쓴 글 전문.

<정치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십시오>

일선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께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당 지도부 모두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을 사과드립니다. 더 넓은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달게 받겠습니다.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위원장께 사과드립니다.

최강욱 의원 징계와 평등법 제정, 검찰개혁 입법과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을 비롯해, 공식적인 회의에서 제가 제기한 사안들이 매번 묻히는 것을 보면서, 국민께 직접 사과하고 호소하는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윤호중 위원장께서 저를 영입하시면서 “앞으로 우리 당은 2030세대가 보다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정당으로 쇄신해 나갈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때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선거 승리와 쇄신을 위해, 윤 위원장님과 다시 머리를 맞대고 싶습니다.

윤 위원장님과 함께 더 젊어지는 민주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세대교체는 우리 정치의 선진화를 위한 핵심과제입니다. 화살은 국민의힘이 먼저 당겼습니다. 놀랍게도 30대 이준석을 당대표로 뽑았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혐오와 차별을 선거운동에 이용했고, 본인이 성상납 징계를 앞두고 있어 동력을 잃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비서실, 국민의힘 지선 후보들은 여전히 박근혜, 이명박 라인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세대교체에 실패했고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정치권 세대교체, 민주당이 앞서가야 합니다. 민주당의 586 운동권 리더십과 국민의힘의 보수 기득권 리더십으로는 국민의 행복과 청년의 일상을 지킬 수 없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더 젊은 민주당’을 내걸고 세대교체의 깃발을 높이 들고 정치를 혁신했으면 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586의 ‘아름다운 퇴장’ 발언에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586용퇴론은 대선 때 이미 국민에게 약속한 것입니다. 586은 다 물러가라는 것도 아니고, 지방선거에 출마한 586 후보들은 사퇴하라는 주장도 아닙니다. 혁신을 막거나 시대의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586은 물러나고, 남아 있는 586도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586은 한걸음 물러나 차별과 격차와 불평등에 맞서는 청년 정치를 지원해야 합니다. 그동안 독립적인 철학이나 가치 없이 선배 정치인을 따르기만 했던 청년들이 새로운 신념과 가치로 무장하고 당을 주도할 수 있도록 청년 정치를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간절히 호소합니다. 우리 당이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쇄신 방안을 마련해서 국민께 발표했으면 합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낡은 기득권 정치의 개혁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첫째, 더 젊은 민주당입니다. 시도당에 교육국을 신설하고 정치학교를 열어 새로운 인재 양성의 길을 열었으면 합니다.

둘째, 더 엄격한 민주당입니다. 윤리심판원의 기능을 강화해 당내 비리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합니다. 당내 성폭력을 비롯한 모든 범죄는 신속한 처리와 피해자 보호, 2차 가해 엄벌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셋째,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입니다. 지금까지 국민께 했던 약속들을 지켜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소상공인 손실보상,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장애인 인권보장법을 입법해야 합니다. 공약을 남발하는 정당이 되지 않도록, ‘공약입법추진단’을 운영할 것을 제안합니다.

넷째, 폭력적 팬덤정치와 결별해야 합니다. 일부지만 팬덤정치가 우리당원을 과잉 대표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을 정치적 자양분으로 삼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그 목소리는 더욱 거칠어지고 당의 선택지를 좁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섯째,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이 되어야 합니다. 양극화 해소, 기후위기, 국민연금, 인구소멸, 지방 청년 일자리를 비롯해 청년세대가 관심 있는 미래 아젠다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와 입법 활동을 추진해야 합니다.

최강욱 의원 건은 저도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선거 전 처리가 어려워졌습니다. 국민여러분께 했던 약속을 지키기 못해 죄송합니다. 선거 전 징계는 힘들어졌지만, 6월 20일 합당한 징계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의 모습에 크게 실망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지방선거 승리와 민주당의 미래가 있습니다.

반성과 성찰, 쇄신과 혁신을 위해 모든 힘을 모아 주십시오. 남은 선거 기간, 모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저의 온몸을 바치겠습니다.

국민여러분,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민주당 후보들을 선택해 주십시오. 민주당이 다시 태어나겠습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대한민국을 바꾸고 정치를 바꿀 희망의 씨앗을 심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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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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