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점에서 용퇴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심지어 명예롭다고 한다.
그러나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박성일 전북 완주군수는 이런 결정을 내렸다. 완주군수 3선 불출마로 자신에게 맡겨진 소임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11월 돌연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그는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 76.8%로 전국 3위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할 정도로 잘 나가는 단체장에 속했다.
재임 기간에도 법정 문화도시 선정, 수소 인프라 확충, 일자리 창출 등 적잖은 성과를 냈다. 지난 8년 동안 완주군수로서의 소회 등을 [프레시안]과 만난 박성일 군수로부터 들어봤다.
프레시안 : 임기가 이제 한 달 남았다. 지난 8년의 재임 기간에 가장 역점을 둔 가치는 무엇인가?
박성일 완주군수 : 단연코 군민 행복이다. 군정의 주인은 군민이고, 군정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는 주인인 군민의 행복이다. 이를 위해 '소득과 삶의 질 높은 행복 으뜸완주'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다. 소득은 '성장'을 뜻하고, 삶의 질은 '분배'에 해당한다. 완주군 성장을 위해 수소경제 등 신산업을 육성하고, 산단 조성과 기업 유치 등 일자리 창출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로컬푸드를 강화해 소셜굿즈로 확장했고, 사회적경제 일자리 마련에 전력투구해왔다. 군민행복과 가장 밀접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공동체 문화도시 육성, 교통복지 향상, 어르신 복지 총력, 평생학습 도시 실현, 아파트 르네상스 추진, 도서관과 수영장 등 대도시 수준의 스포츠·여가시설 인프라 개선, 유니세프(Unicef) 아동친화도시 선정과 WHO 고령친화도시 인증 등 3대 친화도시 등에 주력해왔다. 어느 정도 실현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프레시안 : 재임 중 보람됐던 성과 3가지만 소개한다면 무엇인가?
박성일 완주군수 : 아무래도 수소경제와 문화도시 등 미래 100년 먹거리 성장동력 창출, 자족도시 정주기반 구축, 공동체 회복과 주민 자치역량 강화를 들 수 있다. 수소경제는 도와 정치권, 전문가 등과 힘을 합쳐 수소용품 검사지원센터 유치,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평가센터 등 연료전지 인증 원스톱 체계를 구축할 3대 기관·사업을 모두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된 것과 첫해 사업 최우수 평가를 받은 것도 보람이다. 이들 수소와 문화를 통해 미래 100년 신(新)완주시대 대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아울러 산단 1000만㎡ 시대 개막과 기업 유치, 삼봉웰링시티와 복합행정타운 등 1만 1000세대 규모의 명품 주거단지 조성 등 자족도시 기반 강화, 주민참여 예산제 도입과 확대를 통한 자치역량 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사회적경제 1번지 농토피아 완주 실현, 공약이행 최우수 평가 등도 기억에 남는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시안 : 수소경제와 문화도시는 박성일 군정의 오롯한 자산인 듯 하다. 앞으로 어떻게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박성일 완주군수 : 수소경제는 국가 인증기관 등 핵심 인프라 유치를 통해 튼튼한 디딤돌을 깔았다. 이제는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수소 전문기업을 담아낼 거대한 그릇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선공약에도 포함돼 있는 만큼 꼭 특화산단이 실현되어서 완주군이 수소경제의 메카로 빅 스텝(Big-step)에 나섰으면 한다. 법정 문화도시 선정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로 군민의 삶이 변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발전해 나가길 희망한다.
프레시안 : 재임 기간 중에 유독 많은 상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은 상을 꼽는다면?
박성일 완주군수 : 지난 8년 동안 완주군의 외부 기관 수상 등은 대통령상 8회와 국무총리 표창 19회 등 총 417회에 달한다. 그 중에는 전국 지자체 일자리대상 12년 연속 수상, 공약이행 평가 8년 연속 최우수 SA등급, 지자체 혁신평가 5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대한민국 도시대상 3년 연속 군 단위 1위, 대중교통 시책평가 3년 연속 전국 1위(E그룹) 등 주요 연속 수상도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상은 지난 2016년에 받았던 '제8회 다산목민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다. 전북 지자체 중 첫 수상이고, 전국의 모든 단체장이 받고 싶어 하는 상이어서 너무나도 영광스럽게 여기고 있다.
프레시안 : 박성일 하면 '버스군수'라는 애칭이 있다. 그 이면에 있는 이야기를 해 준다면?
박성일 완주군수 : 아마도 완주형 교통체계를 구축한데 따른 것 같다. 기존의 전주 중심 종적 교통체계를 완주 군민을 위한 완주군 중심의 횡적체제로 전환한 점이 골격이다. 완주군은 산간 벽지마을들이 넓게 분포해 주민 이동권에 제약이 많았다. 이를 주민 맞춤형 대중교통 서비스 체계로 보완 추진한 것이다. 전북 최초의 버스공영제 도입과 주민 수요에 맞추는 콜버스, 중고생을 위한 통학택시, 어르신들을 위한 500원 으뜸택시, 장애인 콜택시 등의 운행도 중심을 이룬다. 한마디로 지역별·계층별 주민 수요에 따른 ‘맞춤형 대중교통’을 제공하는 체계라 할 수 있다.
프레시안 : 곧 후임 단체장이 결정된다. 그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
박성일 완주군수 : 리더는 비전을 제시하고 인적·물적·정보 등의 자원을 동원해 비전을 실현해 가는 사람이다. 화합과 소통을 통해 군민의 지혜와 힘을 모으고, 비전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길 희망한다. 공직자는 주민을 모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무한봉사에 나선다는 소신만 있으면 좋은 리더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퇴임 후 가장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완주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준다면 무엇인가?
박성일 완주군수 : 42.195㎞의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처럼 몸과 마음이 탈진한 상태이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온전히 쉬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지난 8년 동안 같이 해 주시고 동참해 준 모든 군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부족한 저에게 따뜻한 사랑과 깊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이런 사랑과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다. 거듭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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