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필요한 것은 작은 정부, 친기업 정부가 아니라 적극적인 정부, 정의로운 정부의 역할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민주노총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을 노동부 장관께서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요청의 말씀을 드린다."(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찾아 양경수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취임 이후 첫 방문인 이날,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과 노동시간 유연화 등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유감과 우려를 전달하며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청했고, 이 장관은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자리에서 양 위원장은 "첫 만남의 자리인데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강한 우려와 유감을 전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니라 '기업만 좋은 나라'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특히 "산재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중대재해법 손질을 얘기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또 윤석열 정부가 추진키로 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제 도입에 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정부가 나서 차등적용을 종용하고 부추기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비정규직'이라는 말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양 위원장은 SPC그룹의 불법노동행위와 노동조합 탄압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총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의 만남을 노동부 장관이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이 장관은 지난해 서울 도심에서 불법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을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1986년부터 노조 활동을 했으니 윤 수석부위원장을 잘 안다"며 "현장경험을 토대로 해서 여러분들이 고민하고 저도 같이 고민했던 부분들을 소통과 대화 타협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VIP(대통령)께서 비정규직 얘기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노동계 출신 노동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저보고 아마 그런 문제를 잘 해결하라고 하지 않았나 싶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은 특히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위해 제가 늘 여러분과 소통하고 자주 봬야 할 것 같다"며 "이를 통해 새 정부에 갖고 있는 오해나 우려를 불식하면서 같이 해결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대노총의 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참여와 협력, 때로는 견제를 통해 국정에 적극적으로 여러분의 의견과 요구를 주시고 활동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첫날인 지난 1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찾은 뒤 민주노총에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환노위 소위 일정으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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