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방장관을 지냈던 로버츠 게이츠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이날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술무기를 사용할 경우 우크라이나 상공에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서방국가들의 강력한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게이츠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특히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변의 누군가가 그에게 상기시켰으면 하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바람이 서쪽에서 부는 경향이 있다"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핵무기를 쓰면 방사능이 러시아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분쟁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장을 몇 달 일찍 시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러시아와 맞서기 위해 동맹국들을 결집시킨 점,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요구를 거부하고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해 무대응한 것에 대해선 높게 평가했다.
그는 "푸틴은 여전히 (국제적) 외톨이로 남을 것"이라며 "그는 러시아를 경제적, 군사적으로 뒤떨어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을 통해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으려 했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 4월 27일 "우리는 다른 누구도 자랑할 수 없는 모든 수단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필요하면 이를 사용할 것이고 모두가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리우폴 점령한 러시아, 돈바스 지역으로 추가 영토 점령 노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첫 번째 군사적 성과인 마리우폴 점령 이후 러시아는 더 넓은 영토 점령을 목표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고 토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집, 학교, 병원, 박물관, 극장, 사원, 심지어 공동묘지까지 사정없이 날아오고 있다"며 "88일간의 광기"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에서 독립을 승인한 친러시아 지역인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뿐 아니라 시비에로도네츠크를 정복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점령하면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포로로 잡힌 25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무사귀환 문제도 양국간의 갈등 요인 중 하나다.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마지막 방어시설이었던 아조우스틸 제철소에서 싸우다 잡힌 2500여 명의 군인과 무장 민병대에 대해 러시아는 "나치"라고 규정하면서 전범 재판에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들을 돌려보내달라는 입장이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우크라이나는 그들 모두의 귀환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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